차별과 혐오 넘어 평화롭게 더불어 사는 사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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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주의 탐색한 '우리 시대 혐오를 읽다'
따돌림, 직장 내 괴롭힘, 차별의 일상화. 이 같은 현상을 한 단어로 압축한다면 '혐오'라고 하겠다.
종교, 국적, 지역, 인종, 성별, 계급, 빈부, 연령 등으로 선을 긋고 칸막이를 해 고통과 상처를 준다.
혐오 현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음험하고 표독스럽게 기승을 부렸다.
뒤틀린 사회의 병든 다수자와 강자는 심리적·언어적·신체적 조롱과 학대로 소수자와 약자를 부단히 괴롭혔다.
인권연대가 기획한 신간 '우리 시대 혐오를 읽다'는 최근 한국 사회에서 혐오 현상이 왜 이렇게 심각해졌는지 종교, 차별, 여성, 법 등을 주제로 진단해본다.
그리고 차별과 혐오를 넘어 평화롭게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해결책도 모색한다.
이 책은 '인권연대'가 지난해에 진행한 '우리 시대 혐오를 읽다'란 이름의 강좌와 질의응답을 엮은 것. 제3시대 그리스도교연구소 이사인 김진호 목사와 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의 이찬수 HK연구교수, 여성주의 연구 활동가 김홍미리 씨,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미숙 선임연구위원이 공동 저자다.
이제는 일상화해버린 혐오 현상이 극성을 부리기 시작한 때는 언제일까? 저자들은 혐오의 표현이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고 본다.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높아졌고, 집단 따돌림이나 '묻지 마 폭력'도 많이 증가했다.
사람들은 일상적 과로와 무한 경쟁의 상황에 놓였고, 더 나은 미래 또한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여성 혐오의 경우, 2016년 5월 17일 발생한 강남역 살인사건을 계기로 본격적 사회 이슈가 됐다.
희생 여성은 강남역 인근의 노래방 화장실에서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여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무참히 살해되고 말았다.
절망적 상황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분노할 대상을 찾는다.
혐오의 대상은 빈곤층, 장애인, 성 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들이 되기 마련이다.
여기에 특정 세력이나 이익 집단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혐오를 노골적으로 부추긴다.
그러면 혐오 피해자는 또 다른 약자를 찾아 혐오하게 된다.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 가서 눈 흘기는 격이랄까.
김진호 목사는 "개인적 행동으로서의 혐오는 자신이 받은 상처를 적절하게 표출할 수 없을 때 비정상적으로 표출된다"면서 "이는 '고통의 치환'으로 일종의 '묻지 마 화풀이'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이찬수 교수는 "소수자를 사회 질서의 혼란자로 보는 시선에는 주류가 주류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의도가 들어 있다"며 "일부 종교가 그렇듯 혐오는 깨끗한 존재와 더러운 존재라는 이분법에 기반한다"고 설명한다.
혐오하면서 자신은 혐오의 대상과 다르다고 명백히 선을 그으며 정당화한다는 것. 사회적 원인으로 생긴 일을 애꿎은 희생양에 전가하는 '희생양 이론'처럼 이들은 폭력의 방향을 희생 제물로 돌려 자신의 감정을 배설하고 지배집단의 이익을 지켜내려 한다.
이렇듯 혐오는 배타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
혐오함으로써 자기가 안전해지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처럼 자기 바깥에 있는 것은 더럽다고 보며, 그 추악함은 일방적 독선에서 나온다.
이와 관련해 박미숙 연구위원은 "소수자에 대한 혐오 표현은 그 자체로 폭력이지만 더 큰 실제적 폭력을 수반한다"며 파괴와 공멸의 악순환을 경계한다.
혐오를 가랑비에 비유한 김홍미리 씨는 "그 안에 있으면 계속 젖고, 젖은 옷을 말리지 않으면 어느 순간 푹 젖게 된다"며 이성적이고 냉철한 자기 성찰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혐오는 사회의 건강성을 해치고 혐오의 대상이 된 희생자들에게 큰 고통을 주기에 내가 누군가를 대상화하며 혐오와 차별을 하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자는 얘기다.
나아가 혐오 감정의 원천에 대해 좀 더 깊이 성찰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가자고 저자들은 권유한다.
철수와영희. 204쪽. 1만3천원. /연합뉴스
따돌림, 직장 내 괴롭힘, 차별의 일상화. 이 같은 현상을 한 단어로 압축한다면 '혐오'라고 하겠다.
종교, 국적, 지역, 인종, 성별, 계급, 빈부, 연령 등으로 선을 긋고 칸막이를 해 고통과 상처를 준다.
혐오 현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음험하고 표독스럽게 기승을 부렸다.
뒤틀린 사회의 병든 다수자와 강자는 심리적·언어적·신체적 조롱과 학대로 소수자와 약자를 부단히 괴롭혔다.
인권연대가 기획한 신간 '우리 시대 혐오를 읽다'는 최근 한국 사회에서 혐오 현상이 왜 이렇게 심각해졌는지 종교, 차별, 여성, 법 등을 주제로 진단해본다.
그리고 차별과 혐오를 넘어 평화롭게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해결책도 모색한다.
이 책은 '인권연대'가 지난해에 진행한 '우리 시대 혐오를 읽다'란 이름의 강좌와 질의응답을 엮은 것. 제3시대 그리스도교연구소 이사인 김진호 목사와 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의 이찬수 HK연구교수, 여성주의 연구 활동가 김홍미리 씨,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미숙 선임연구위원이 공동 저자다.
이제는 일상화해버린 혐오 현상이 극성을 부리기 시작한 때는 언제일까? 저자들은 혐오의 표현이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고 본다.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높아졌고, 집단 따돌림이나 '묻지 마 폭력'도 많이 증가했다.
사람들은 일상적 과로와 무한 경쟁의 상황에 놓였고, 더 나은 미래 또한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여성 혐오의 경우, 2016년 5월 17일 발생한 강남역 살인사건을 계기로 본격적 사회 이슈가 됐다.
희생 여성은 강남역 인근의 노래방 화장실에서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여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무참히 살해되고 말았다.
절망적 상황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분노할 대상을 찾는다.
혐오의 대상은 빈곤층, 장애인, 성 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들이 되기 마련이다.
여기에 특정 세력이나 이익 집단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혐오를 노골적으로 부추긴다.
그러면 혐오 피해자는 또 다른 약자를 찾아 혐오하게 된다.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 가서 눈 흘기는 격이랄까.
김진호 목사는 "개인적 행동으로서의 혐오는 자신이 받은 상처를 적절하게 표출할 수 없을 때 비정상적으로 표출된다"면서 "이는 '고통의 치환'으로 일종의 '묻지 마 화풀이'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이찬수 교수는 "소수자를 사회 질서의 혼란자로 보는 시선에는 주류가 주류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의도가 들어 있다"며 "일부 종교가 그렇듯 혐오는 깨끗한 존재와 더러운 존재라는 이분법에 기반한다"고 설명한다.
혐오하면서 자신은 혐오의 대상과 다르다고 명백히 선을 그으며 정당화한다는 것. 사회적 원인으로 생긴 일을 애꿎은 희생양에 전가하는 '희생양 이론'처럼 이들은 폭력의 방향을 희생 제물로 돌려 자신의 감정을 배설하고 지배집단의 이익을 지켜내려 한다.
이렇듯 혐오는 배타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
혐오함으로써 자기가 안전해지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처럼 자기 바깥에 있는 것은 더럽다고 보며, 그 추악함은 일방적 독선에서 나온다.
이와 관련해 박미숙 연구위원은 "소수자에 대한 혐오 표현은 그 자체로 폭력이지만 더 큰 실제적 폭력을 수반한다"며 파괴와 공멸의 악순환을 경계한다.
혐오를 가랑비에 비유한 김홍미리 씨는 "그 안에 있으면 계속 젖고, 젖은 옷을 말리지 않으면 어느 순간 푹 젖게 된다"며 이성적이고 냉철한 자기 성찰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혐오는 사회의 건강성을 해치고 혐오의 대상이 된 희생자들에게 큰 고통을 주기에 내가 누군가를 대상화하며 혐오와 차별을 하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자는 얘기다.
나아가 혐오 감정의 원천에 대해 좀 더 깊이 성찰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가자고 저자들은 권유한다.
철수와영희. 204쪽. 1만3천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