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장관에 자비드·외무장관에 랍…윌리엄슨·레드섬 등 복귀
메이 내각 각료 17명 물러나…"여름날의 대학살"
英 존슨 첫 내각 주요 보직에 브렉시트 지지자 임명
오는 10월 31일 무슨 일이 있어도 유럽연합(EU) 탈퇴를 단행하겠다고 선언한 보리스 존슨(55) 영국 신임 총리가 브렉시트(Brexit) 지지자를 주요 각료에 배치했다.

24일(현지시간) 공영 BBC 방송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으로부터 정식 임명을 받은 존슨 신임 총리는 이날 취임 직후 내각 주요 각료를 임명했다.

내각의 '넘버 2'인 재무장관에는 사지드 자비드 내무장관이 기용됐다.

소수민족 출신에다 은행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자비드는 당초 집권 보수당 대표 경선에 참여했다가 탈락한 뒤 존슨 총리 지지를 선언했다.

후임 내무장관에는 아시아인이자 여성인 프리티 파텔 전 국제개발부 장관이 발탁됐다.

파텔 장관은 테리사 메이 총리 시절인 2017년 이스라엘 정부 측과 허가되지 않는 만남을 가졌다가 해임됐다.

임명 직후 파텔 장관은 영국을 더 안전하게 만드는 한편 범죄 증가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英 존슨 첫 내각 주요 보직에 브렉시트 지지자 임명
외무장관에는 브렉시트 강경론자인 도미니크 랍 전 브렉시트부 장관이 기용됐다.

앞서 랍 장관은 메이 내각에서 브렉시트 협상을 책임지다가 메이 총리의 계획에 반발해 사임했다.

랍 장관은 영국이 이제는 브렉시트를 끝내고 다른 큰 이슈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텔, 랍 장관은 대표적인 브렉시트 강경론자이고, 자비드 장관 역시 브렉시트 지지자로 분류된다.

신임 벤 월리스 국방장관은 전직 군인이자 존슨 총리의 오랜 동료 중 한 명이다.

이들 주요 보직 외에도 EU 탈퇴에 찬성하는 이들이 내각에 대거 중용됐다.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존슨 총리와 함께 EU 탈퇴 진영을 이끌었던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은 존슨 내각에서 랭커스터 공작령 대법관(Chancellor of the Duchy of Lancaster)에 임명됐다.

특정장관직이라기 보다는 한 단계 위의 보직이라고 BBC는 설명했다.

당대표 경선에서 존슨 총리를 지지했던 리즈 트러스 재무부 수석 부장관은 국제통상부 장관을 맡았다.

英 존슨 첫 내각 주요 보직에 브렉시트 지지자 임명
스티븐 바클레이 브렉시트부 장관, 맷 핸콕 보건부 장관, 앰버 러드 고용연금부 장관은 유임됐다.

중국 화웨이 부품 사용과 관련한 국가안보회의(NSC) 논의 내용을 언론에 유출했다가 메이 총리로부터 해임된 개빈 윌리엄슨 전 국방장관은 교육부 장관으로 내각에 복귀했다.

앤드리아 레드섬 전 하원 원내대표는 기업부 장관에, 니키 모건 하원 재무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문화부 장관에 각각 임명됐다.

BBC 방송은 존슨 총리가 메이 내각 구성원 중 각료 17명을 내보내는 등 급진적인 정비를 실시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 페니 모돈트 국방장관 등은 존슨 내각에서도 중용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보수당 나이절 에번스 의원은 이번 내각 구성을 놓고 "여름날의 대학살"(summer's day massacre)이라고 표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