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신설 대신 과학고 기능 강화 대안 제시…"혼란 부추겨" 지적도

전남 과학 영재학교 설립 선회…"기존 과학고 이전·개편 검토"
전남도교육청이 한전공대 개교에 맞춰 추진한 과학 영재학교 설립 계획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수월성 교육'에 부정적인 정부 기조와 반대 여론 등을 고려해 영재학교 신설보다는 기존 과학고를 이설해 에너지 등 특화 교육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것이다.

24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나주 혁신도시에 들어설 한전공대 개교 예정 시기인 2022년 3월에 맞춰 에너지 과학 영재학교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전남도, 나주시와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12학급, 180명 규모 등 청사진도 구상했다.

혁신도시 활성화, 정주 여건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에도 특목고, 자사고 등이 명문대 진학을 위한 경유지로 변질하는 현상 탓에 포괄적인 지지는 얻지 못했다.

교육부도 설립 인가에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교육청은 나주시 금천면에 있는 전남과학고를 혁신도시로 이전하고 교육과정을 확대 개편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영재학교 신설 거부감을 상쇄하면서 한전공대 등에 경쟁력 있는 인재를 공급할 교육기관을 갖출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으로 도교육청은 기대했다.

다만 한전공대 입지 확정 등으로 주변 땅값이 치솟은 상황에서 이전 부지나 수백억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마련하는 데는 난관이 예상된다.

도교육청은 한전공대 캠퍼스 내부 또는 인근으로 부지를 물색할 계획이다.

만만치 않은 반대 여론에도 학교 신설을 밀어붙이다가 갑자기 계획 변경을 검토해 혼란을 부추겼다는 비판도 나온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실적인 요인 등을 고려해 검토하고 있는 방안으로 확정까지는 유관기관 협의 등이 필요하다"며 "혁신도시, 한전공대, 미래 먹거리인 에너지 산업을 활성화하려면 특화된 인재의 안정적 공급이 무엇보다 절실한 만큼 최적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