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안보협력 방안 계속 협의…상선 안전항해 필요성 공감"
"방위비 분담, 동맹 기반 공정한 방향 협의"…접견장 거북선 모형도
볼턴, 정의용 두 차례 걸쳐 155분간 만나…정경두·강경화 등과 연쇄 면담
 볼턴, 중러 KADIZ 진입에 "유사상황 긴밀협의"…한일관계도 논의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4일 중국과 러시아의 군용기들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한 사건과 관련해 "앞으로 유사한 상황에 대해 양국이 긴밀히 협의해 나가자"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이같이 언급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대외발표문'을 통해 밝혔다.

정 실장은 이번 만남에서 볼턴 보좌관에게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들이 KADIZ에 무단 진입해 한국 측이 단호히 대응한 사실을 설명했다.

정 실장과 볼턴 보좌관은 또 양측은 민간 상선의 안전한 항해를 위한 국제적 노력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으며, 특히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해상 안보와 항행의 자유를 위한 협력 방안을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2020년 이후의 한미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 양측은 동맹 정신을 기반으로 가장 합리적이고 공정한 방향으로 협의해 가기로 했다.

아울러 양측은 북미 정상이 6월 30일 판문점 회동에서 합의한 북미 간 실무협상이 조속히 재개돼 비핵화 협상에 실질적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고 여기에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다.

나아가 양측은 한미 동맹이 공동 가치에 기반을 둔 상호 호혜적이고 포괄적인 동맹이라는 점, 한반도를 넘어 역내 평화·안정을 위한 핵심축이라는 점 등을 재확인했다.

이어 양측은 주요 현안과 지역 및 글로벌 차원에서의 양국 간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협의했고, 양자 간 동맹관계를 더 강화하기로 했다고 고 대변인이 설명했다.

여기서 언급한 '지역 및 글로벌 차원에서의 협력 강화방안'은 한일관계에 대한 논의를 뜻한다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한편 정 실장과 볼턴 보좌관은 이날 오전 9시부터 10시 15분까지 청와대 본관에서 면담했고, 오전 11시 55분부터 오후 1시 15분까지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소인수 업무오찬을 하는 등 이날 두 차례에 걸쳐 2시간 35분동안 만났다.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시간 순서상으로 보면 볼턴 보좌관은 우선 청와대에서 정 실장을 만난 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면담했고, 다시 정 실장과 업무오찬을 한 다음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면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소인수 업무오찬에 한국 측에서는 정 실장 외에도 최종건 평화기획비서관, 박철민 외교정책비서관, 김현종 국방개혁비서관 등이 함께 했다.

미국 측에서는 볼턴 보좌관 외에도 매슈 포틴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앨리슨 후커 NSC 한반도 담당 보좌관 등 미국의 한반도 정책 관련 핵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고 한 부대변인은 전했다.

한편 이날 정 실장과 볼턴 보좌관이 만난 청와대 접견실 뒤편에는 이순신 장군의 임진왜란 승전을 상징하는 거북선 모형이 보여 눈길을 끌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다만 "거북선 모형은 원래 그 위치에 놓여져 있었던 것이며, 이번 면담을 위해 따로 준비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