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에서 없어졌으면 하는 날일 뿐"
김씨는 유채영의 5주기 전날인 23일 '자기야 내일 일찍 갈게'라는 글을 올렸다. "내일 아침 일찍 가겠다. 자기 만나러 가는 건 얼마든지 좋은데 굳이 자기가 떠난 날을 기억하고 싶지 않다. 나한테는 달력에서 없었으면 하는 숫자일 뿐"이라고 적었다.
"어쨌든 자기 만나러 간다 생각하니까 빨리 가고 싶다"며 "예쁜 모습으로 가야하니까 가기 전부터 울면 안 되겠다. 조금만 더 참고 있다가 자기 앞에 가서 울겠다. 우선 멋있고 예쁘게 꾸미고 가서 인사하겠다"고 전했다.
유채영은 2013년 10월 위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항암치료를 이어왔지만, 9개월여 만인 2014년 7월24일 오전 8시 숨졌다. 병세가 심해지기 전까지 개그맨 김경식(49)과 함께 MBC라디오 표준FM '좋은 주말'을 진행했다.
사업가인 남편 김주환(45)씨는 2014년부터 고인의 팬카페에 편지를 남기고 있다. 두 사람은 1997년 모임에서 만나 10여년 동안 친구로 지냈다. 2006년 연인 사이로 발전해 2008년 결혼식을 올렸다.
유채영은 1989년 안양예술고등학교 재학 당시 17살의 나이로 그룹 푼수들을 통해 연예계에 데뷔했다. 이후 1994년 혼성그룹 쿨 1집 앨범 '너이길 원했던 이유'로 활동했다. 혼성듀오 어스로도 인사했다.
1999년 솔로가수로 전향해 '이모션' '이별유애' 등을 발표했고 영화 '누가 그녀와 잤을까?' '색즉시공2' 드라마 '패션왕' '천명:조선판 도망자 이야기'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도 활동 영역을 넓혔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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