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수출규제로 정보기술(IT) 등 국내 산업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우려가 있지만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며 증시를 끌어올리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천155억원 순매수를 보였다.
같은 기간 개인과 기관이 각각 9천380억원, 6천134억원어치를 팔아치운 것과 대조된다.
외국인은 지난 15일부터는 7거래일 연속 '사자' 행진을 이어갔고 이 기간 순매수 금액은 1조110억원에 달했다.
외국인이 7거래일 연속 사자에 나선 것은 지난 4월 26일~5월 8일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외국인은 이달 초만 해도 '팔자'에 나섰다가 8일부터 '사자'로 돌아선 뒤 12일 하루 외에는 11일거래일 동안 매수 우위를 보였다.
특히 외국인 매수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1조1천639억원, 4천718억원어치 사들였다.
현대모비스(1천110억원), 카카오(1천60억원), NAVER(1천42억원), 삼성전자우(818억원), 삼성전기(708억원), 삼성SDI(639억원), 고려아연(629억원), 한국금융지주(542억원) 등도 외국인이 선호한 종목이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지난 8일 이후 코스피는 1.8% 올라 2,100선을 탈환했다.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Buy Korea)'는 국내 주식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열악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과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외국인의 신흥 시장 주식 투자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영곤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달 우려가 컸던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이 해소되고 관련 불확실성이 완화되며 외국인의 신흥국 중심 매수세가 한국에도 유입된 효과"라며 "그동안 많이 하락한 데 따른 가격 매력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일본의 수출규제로 반도체 공급량이 줄고 가격이 상승해 단기업황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오히려 국내 반도체주 투자심리를 회복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2일 보고서에서 반도체 재고가 예상보다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며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올렸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목표주가를 6만9천원에서 9만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했고 삼성전자는 목표주가를 5만1천원에서 5만7천원으로 올렸다.
그러나 앞으로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세가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렸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4분기 정도에 미국의 약(弱) 달러 기조가 가시화할 수 있다"며 "약 달러로 가게 되면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자산의 가치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어 외국인의 자금 유입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이영곤 연구원은 "대외 환경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외국인이 국내 증시만 공격적으로 매수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일본의 수출 규제도 장기화하면 국내 수출에 영향이 있을 수 있어 외국인으로선 투자하는 데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미국과 그 외 지역 사이의 여전한 펀더멘털(기초여건) 격차를 고려하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해도 약달러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은 작다"며 "오히려 하반기 유럽 경기가 불안한 가운데 정치 리스크까지 부각되며 유로화 약세, 달러화 강세 압력이 확대될 수 있어 신흥국 증시 등 위험 자산에 비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사진)가 배당금으로 약 17억6000만원을 받는다.더본코리아는 5일 현금배당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회사는 이번에 차등 배당을 시행한다.최대 주주인 백 대표에게는 1주당 200원을 배당하고, 일반주주에게는 300원을 배당한다. 백 대표는 더본코리아 주식 879만2850주를 보유하고 있어, 17억5857만원을 받게 된다.일반 주주가 보유한 주식은 594만4410주다. 배당금 총액은 약 35억4000만원이고, 배당 기준일은 4월3일이다.앞서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IPO(기업공개) 당시 주주 친화 정책의 일환으로 3년간 배당금으로 175억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반 주주의 주당 배당금은 올해 300원을 시작으로 2025년 500원, 2026년 700원까지 점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더본코리아가 결산 배당을 실시하는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더본코리아는 IPO 직전까지 배당을 중단하고 현금 유동성 확보에 집중해 온 바 있다.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시티증권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8만3000원으로 제시했다. SK하이닉스 목표가도 34만원으로 잡았다. 두 종목의 주가가 향후 12개월간 50% 넘게 상승할 수 있다는 얘기다.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시티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같이 제시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5만4000원, SK하이닉스는 19만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삼성전자의 12개월 목표가는 올해 예상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기반으로 SOTP(사업별 평가 가치 합산) 방식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했다.SK하이닉스는 목표주가의 역사적 평균에 주가순자산비율(PBR) 30% 프리미엄을 적용해 도출했다. 이에 대해 시티증권은 “프리미엄 메모리 반도체 수요 성장, 새로운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등장, 당사의 ASP(평균 판매가격) 전망치를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미국 마이크론 목표가도 150달러로 제시했다. 마이크론은 전날 미국 증시에서 91.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향후 12개월 간주가 상승여력은 65%로 집계됐다.삼성전자에 대한 리스크 요인으로는 △주요 고객사에 대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출하 승인 지연 △PC 판매 및 낸드프래시 수요 기대치 하회 △경쟁 업체들의 메모리 및 파운드리 공격적 투자 △스마트폰 등 핸드셋 시장의 경쟁 심화 △큰 폭의 원화 가치 절상 등을 꼽았다.시티증권은 SK하이닉스 주가가 목표가에 도달하지 못하는 리스크 요인으로는 △D램 수요 감소 국면 진입 △낸드플래시 수요 예측 하회 △글로벌 소비 감소를 꼽았다.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로 대형마트 라이벌인 이마트와 롯데쇼핑 주가가 급등했다. 홈플러스 소비자들이 다른 대형마트로 유입되는 등 반사이익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마트는 전 거래일보다 5.66% 오른 8만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롯데마트가 포함된 롯데쇼핑 주가 또한 5.44%(한국거래소 기준) 상승한 6만5900원에 마감했다. 이날 롯데쇼핑 주가 상승률은 2023년 8월 10일(5.79%) 이후 약 1년 7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대형마트 종목 주가가 급등한 것은 업계 2위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다. 부실한 홈플러스의 경쟁력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반사이익 기대감이 커졌다. 영업은 정상적으로 할 예정이지만 악성 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홈플러스가 대형마트의 핵심 경쟁력인 상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소비자들의 이탈이 현실화할 수 있다.'기습 회생신청'에 따른 대주주 MBK파트너스에 대한 비판도 커지는 상황이어서 소비자 발길은 더욱 뜸해질 수 있다. 홈플러스는 매출(2023년 기준) 6조9315억원으로 이마트(15조1419억원)에 이어 대형마트 2위 사업자다. 롯데마트 매출은 5조7347억원이다.재무 부담이 완화되지 않으면 홈플러스의 정상적인 영업이 점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