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물을 전기분해해 친환경에너지인 수소를 만들 때 쓰는 촉매의 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 물을 분해해 수소를 만들 때는 귀금속인 백금이나 이리듐 촉매를 쓰는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촉매를 구리와 코발트로 만든 것이다.
재료연구소 표면기술연구본부 최승목 선임연구원팀은 "수전해(물 분해) 촉매 가격을 줄일 수 있는 비귀금속 촉매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무한정 생산할 수 있으면서도 오염물질을 만들지 않는 수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도 올해 1월 수소차와 연료전지 시장에 도전한다는 내용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수소는 물을 전기로 분해해 만드는데, 이 과정에 촉매가 필요하다.
촉매로는 현재 이리듐이나 백금을 쓰는데 가격이 비싸 상용화에 걸림돌이 됐다.
이를 대체하려 최근 가격이 저렴한 재료를 써 촉매를 제작하고 있지만, 효율과 내구성이 낮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구리와 코발트를 재료로 택해 수전해 촉매를 제작했다.
기존 이리듐산화물 촉매보다 제작 비용은 1천분의 1 수준이지만 활성이 1.5배로 뛰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내구성도 이리듐산화물 촉매를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연구진은 촉매를 만들 때 수전해 시스템의 전극 위에 증착되도록 합성공정을 단순화했다.
이 공정을 쓰면 전극에 촉매를 붙일 때 쓰는 접착제가 필요 없다.
또 새 공정을 이용해 구리와 코발트, 인을 이용한 촉매도 제작했다.
다만 이 촉매의 활성은 백금 활용 촉매보다는 물 분해 활성이 떨어진다.
현재 연구진은 개발한 촉매들을 상용화하기 위한 실증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진은 물을 전기분해 해 수소를 만들 때 버려지는 전력(유휴전력)을 이용하면 수소 생산 비용을 더 줄일 수 있다고도 전했다.
독일의 경우 2017년 기준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버려지는 유휴전력의 비중이 총 발전의 30%(4.65TWh)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선임연구원은 "이 기술을 통해 수소를 저가로 생산하는 시스템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성과는 미국화학회(ACS)가 발행하는 '응용재료 및 계면'(Applied Materials & Interfaces·작년 11월 14일자), '지속 가능 화학 및 공학'(Sustainable Chemistry & Engineering·6월 17일자) 표지논문으로 각각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