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과 어지럼증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증상이다. 하루 이틀 정도 참으면 자연스럽게 증상이 사라지기 때문에 무심코 넘기는 환자도 많다. 이들 증상은 뇌 질환의 신호일 가능성이 있다. 윤성상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두통과 함께 국소적 신경장애, 구토가 동반된다면 뇌종양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며 “뇌종양은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두통 중 가장 흔한 것은 긴장성 두통이다. 근육이 수축해 두통 증상이 생기는 것이다. 대개 머리가 쪼이는 것처럼 띵하게 아프고 개운하지 않은 기분이 든다. 증상도 비교적 오랫동안 지속된다. 오전보다 오후에 증상이 더 심하다. 두통과 함께 뒷목이 뻣뻣하거나 어깨가 결리는 증상을 호소한다. 윤 교수는 “긴장성 두통은 대부분 스트레스, 나쁜 자세, 걱정, 우울증 등으로 인해 생긴다”며 “가장 좋은 치료법이자 예방법은 이완훈련을 통해 근육을 느슨하게 유지하고 스트레스 해소에 힘쓰는 것”이라고 했다.

많은 사람이 호소하는 편두통은 혈관성 두통에 속한다. 혈관의 수축과 이완 과정에서 두통이 생기는 것이다. 지끈거리고 욱신거리는 통증을 호소한다. 속이 울렁거리고 눈이 침침해지는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눈앞에 무언가 번쩍거리고 어지럼증 등 불쾌한 기분이 든다면 혈관성 두통이 생길 위험이 크다는 신호다. 스트레스를 조절하고 커피, 술, 화학조미료, 가공식품 섭취를 줄여야 한다. 뇌종양 때문에 두통이 생기기도 한다. 장기간 누워있는 새벽 시간에 주로 두통이 심해진다. 편두통처럼 욱신거리거나 콕콕 찌르는 듯한 예리한 통증을 호소하는 뇌종양 환자는 드물다.

뇌에 문제가 생겼을 때 두통 외에 다양한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뇌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이 있으면 사지마비, 감각·발음장애 등의 증상이 생긴다. 증상은 손상된 뇌 부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대개 몸 한쪽에만 증상이 생긴다. 오른쪽 뇌는 왼쪽 몸의 운동과 감각 기능을, 왼쪽 뇌는 오른쪽 몸의 운동과 감각 기능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김범준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 뒤쪽 혈관에 뇌경색이 발생하면 어지럼증과 함께 균형감각 이상, 발음·시야장애 등을 호소한다”고 했다. 뇌경색 증상이 생겼다 사라졌다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선 안 된다. 혈관이 일시적으로 막혔다가 다시 뚫리면서 증상이 완화되거나 없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전조증상으로 인식해야 한다.

김 교수는 “미니 뇌졸중으로 불리는 일과성 허혈성 발작은 뇌경색 환자 5명 중 1명꼴로 나타난다”며 “환자 10% 정도가 석 달 안에 재발하기 때문에 증상이 사라졌더라도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