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우리금융, 상반기 사상 최대 순이익…하나금융과 3위 다툼
올 초 지주사로 전환한 우리금융지주가 두 번째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 1분기 하나금융지주를 넘어서며 금융지주 중 3위(순이익 기준)에 오른 우리금융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으로 경쟁에 불을 지폈다.

우리금융지주는 22일 올 2분기(4~5월)에 연결 기준으로 610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내 증권사들이 전망한 5937억원을 200억원 가량 넘어섰다. 지주사로 전환하기 전 우리은행의 전년 동기 실적(7162억원)보다 약 1000억원 줄었지만 회계처리 방식이 변경된 걸 감안하면 사상 최대 수준이다.

호실적을 기록한 지난 1분기(5686억원)와 비교해서도 416억원이 늘었다. 첫 번째에 이어 두 번째 성적표도 선방하면서 순조로운 지주사 전환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상반기 순이익은 1조1790억원으로 집계됐다. 11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 상반기(1조3059억원) 대비 1300억원 가량 줄어지만 이 또한 회계처리 방식 변경을 감안할 때 최대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우리금융이 경상기준 순이익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표현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경상기준 순이익은 충당금 환입, 퇴직금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기업의 일상적인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을 말한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해외 부문의 순이익은 1년새 26.7% 증가한 123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으로 구성된 순영업수익(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한 3조5423억원을 달성했다. 이자이익은 혁신성장 기업 중심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와 핵심예금 증대를 통한 조달구조 개선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중소기업 대출은 지난해 말 대비 6% 늘었고 핵심예금도 증가세를 유지했다.

비이자이익은 펀드 및 방카슈랑스를 중심으로 한 자산관리 부문의 성장을 바탕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전분기 대비 25.5% 늘었다. 자산관리 부문의 수수료이익은 1년새 1.6% 늘었다. 분기 기준으로는 11.1%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자산건전성도 개선됐다. 자산건전성 부문(은행 기준)은 우량자산 위주의 대출로 고정이하여신(NPL) 비율 0.43%, 연체율 0.32%, 우량자산 비율 85.3%로 개선됐다. 기업대출 위주의 자산성장에도 불구하고 우량자산 비율은 전분기 대비 0.2%포인트 늘었고 대손충당금 적립률도 1.5%포인트 향상된 120.4%를 기록했다.

다만 2분기에는 하나금융지주를 누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하나금융지주가 2분기에 6500억원 수준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순이익 차이가 400억원 이상 난다. 하나금융지주가 1분기만에 3위 자리를 찾아오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원·달러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 환산손실에도, 한진중공업 충담금 환입 700억원과 신종자본증권 2650억원 발행 등에 힘입어 호실적이 기대된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이 지주 출범 당시 생각했던 것보다 빠른 속도로 금융지주사의 구조를 갖춰나가고 있다"며 "공고해진 그룹체제를 기반으로 수익성이 더욱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