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10% 캐시백 주다가 축소…남동구는 남동이음카드 도입 보류
"곳간 거덜날라"…인천 지역화폐 혜택 두달만에 대폭 후퇴(종합)
지역화폐의 일종인 인천 이음카드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오히려 재정부담의 부메랑으로 돌아와 자치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결제액의 최대 11%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캐시백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국비·시비 지원 외에 자체 예산을 편성했다가 재정부담 때문에 캐시백 혜택을 대폭 축소하는 자치구도 나오기 시작했다.

인천시 서구는 '서로이음카드'로 결제할 경우 결제액의 10%를 캐시백으로 무한정 제공했지만 19일부터 캐시백 혜택을 축소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월 결제액 기준으로 30만원 미만 땐 10% 캐시백을 유지하지만, 30만∼50만원은 7% 캐시백을 지급하고 50만원 이상은 6% 캐시백만 지급하기로 했다.

서구는 추경 예산까지 편성하며 10% 캐시백 혜택을 유지하려 했지만, 발행액(충전액)이 출시 71일 만에 1천억원을 돌파하는 등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바람에 도입 두 달도 안 돼 캐시백 혜택을 대폭 축소하게 됐다.

이런 재정부담 탓에 남동구는 남동이음카드 도입을 전격 보류했다.

남동구는 애초 지난 1일 이음카드를 출시하려다가 출시 일정을 한 달 미룬 데 이어 이번에는 사업계획을 아예 보류하게 됐다.

남동구의회는 이음카드가 소상공인에게 돌아가는 실질적인 혜택이 적고 막대한 세금이 지속해서 들어간다는 점 등을 근거로 4억원 규모의 남동이음 추경예산을 부결했다.

현재 이음카드를 운영 중인 자치구는 인천 서구 외에 연수구와 미추홀구가 있다.

연수구는 출시 첫 달인 이번 달에 11%의 캐시백을 지급하고 8월부터는 10% 캐시백을 지급할 예정이다.

미추홀구는 8%의 캐시백을 지급하고 있다.

시 안팎에서는 기초단체장들이 경쟁적으로 캐시백 규모를 늘리며 주민에게 선심 행정을 펼치는 구도는 소상공인 경제 활성화를 위한 카드 도입 취지를 퇴색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10개 군·구별로 캐시백 비율이 제각각인 탓에 소외 지역 주민의 상대적 박탈감을 키우고 지역 소비경제의 왜곡 현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류권홍 원광대 행정학과 교수는 "술을 한 잔 마셔도 캐시백 혜택이 없는 중구나 동구로 가기보다 11%의 캐시백을 주는 송도로 가는 쏠림현상이 가속화할 수 있고 이 경우 중구·동구의 경제는 더욱더 붕괴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치단체장 입장에서는 인기에 영합해 캐시백 혜택을 마구 지급할 수 있지만 이 재원 역시 시민의 혈세"라며 "현금 여력이 많은 부자들에게 더욱 유리한 현재의 캐시백 혜택을 전면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캐시백 축소를 계기로 사용 업종에 대한 제한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구에서는 6월 한 달간 중고차 구입에 2억1천만원, 귀금속 구입에 6천만원, 유흥주점에서 4천100만원이 이음카드로 결제됐다.

전체 결제액의 1%에 못 미치는 비율이지만 수백만원짜리 중고차를 사며 수십만원을 캐시백으로 받고, 금 투기나 유흥주점 사용 등이 실제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소상공인 활성화를 위한 카드 도입 취지를 제대로 살릴 수 있도록 사용 한도액 설정 등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개선 대책을 마련 중"이라며 "인천 소상공인이 참여하는 온라인 인천e몰과 수수료를 훨씬 절감할 수 있는 전화주문 앱 등 이음카드 플랫폼의 장점들을 살려 효율적인 운영에 더욱 주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