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화재참사 고인들 죽음 헛되지 않게 주변 안전 살펴달라"

스포츠센터 건물 철거 현장서 고인 명복·지역발전 기원제 열려

온 국민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건물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어 '하소동 화재 고인 명복·지역발전 기원제'가 16일 스포츠센터 건물 철거 현장에서 철거업체 등 주관으로 열렸다.

기원제는 유가족과 시민 등의 헌화, 류건덕 유가족 대표·이상천 제천시장 등의 인사말 순으로 진행됐다.

류 대표는 "지역 주민들에게 큰 아픔과 상처를 남긴 참사 건물이 말끔하게 정리된 것을 보며 회한에 젖어 든다"며 "고인들의 절규 장소가 없어진다는 서운함에 감정이 북받치기도 하지만, 참사를 마무리 짓는 하나의 과정이라 여겨진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분들에게 부탁드린다"며 "누구나 참사의 당사자가 될 수 있고, 유가족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지금이라도 주변을 돌아보고 안전에 대해 각성하는 계기를 갖는다면 고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직도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며 충북도의 태도 변화도 촉구했다.

이 시장은 "29명의 희생을 애도하며 정말 죄송하다"며 "아픔과 고통 속에서도 큰 틀에서 건물 철거를 허락하고 지켜본 유가족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시는 경매를 통해 이 건물 소유권을 확보한 뒤 철거업체를 선정해 지난 3월 25일부터 잔해물 제거 등 사전작업을 벌였다.

이어 5월 7일 9층 옥탑부부터 해체 작업에 착수해 최근 철거공사를 완료하고 이 자리에 무상 주차장을 조성했다.

주차장은 가칭 시민문화타워 건립공사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시는 이곳에 정부 특별교부세 30억원 등 1단계로 60억원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4층(연면적 2천500㎡) 규모의 시민문화타워를 건립하기로 하고 기본계획 설계용역을 진행 중이다.

시는 도서관, 공연장, 전시장, 커뮤니티 공간, 문화교실, 카페, 옥상정원 등을 갖춘 시민문화타워를 2021년 8월에 개소할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스포츠센터 화재 발생부터 건물 철거, 시민문화타워 건립까지 모든 과정에 대한 백서도 제작 중이다.

충북도가 유가족들에게 지급하려는 위로금(유가족은 손해보상금 요구) 문제는 참사 책임 관련 갈등으로 진척되지 않고 있다.

2017년 12월 21일 발생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로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