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4·3특위 '역사자원 보존·활용방안 마련 토론회'

4·3 등 제주의 아픈 역사를 소재로 한 '다크투어리즘'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조례 제정 등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제주 다크투어리즘 지속적 발전 위해 조례제정 필요"
16일 제주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역사자원의 보존과 활용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정근식 서울대 교수는 "제주 다크투어리즘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역사적 현장을 보존하고, 문화예술 자원을 발굴하며, 국내외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지원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교수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제주 다크투어리즘의 대표적 시설인 4·3평화공원 관람객은 개관 첫해인 2008년 10만1천774명에서 지난해 44만4천813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제주를 찾은 전체 관광객 중에 4·3평화공원 관람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며 관람객이 주로 4월에 몰려 있다며 "장기적인 발전목표와 종합적 발전계획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정 교수는 설명했다.

정 교수는 "4·3특별법에 의한 문제 해결이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면서 제주는 '평화의 섬'이라는 정체성을 만들었다"며 "평화의 섬을 가장 경험적으로 지지해주는 것이 다크투어리즘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주 다크투어리즘 실태 관련 정보는 매우 제한적이며 장소별, 테마별 분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잠재적 자원, 개발돼야 할 프로그램, 선호하는 장소, 사회경제적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지속가능한 다크투어리즘을 위해서는 기존 제주도 관광진흥조례 개정 또는 별도의 조례 제정을 통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제주에서 처음 다크투어리즘 관련 조례가 만들어지면 다른 지자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주제발표 후에는 고재대 5·18기념재단 교육문화부장의 광주5·18 사례 발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국성하 박사의 한국 근현대사 관련 발표, 백가윤 제주다크투어 대표와 현혜경 제주학연구센터 전문연구위원의 제주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이날 토론회는 '제주도 다크투어리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에 앞서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조례 제정을 준비하는 정민구 제주도의회 4·3특별위원장은 "지역의 어두운 과거, 부정적인 장소 자산을 활용한 역사관광상품은 지역의 정체성 유지와 관광상품 다양화 측면에서 중요하지만 체계적 활용은 되지 못하고 있다"며 다크투어리즘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