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일본 브랜드 중 하나인 ‘무지(MUJI)’가 성장 한계에 부딪혔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무지의 모기업 료힌게이카쿠의 4월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건 8년 만이다. 블룸버그는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기대치를 밑도는 수치”라며 “중국 지역 매출이 드물게 감소한 탓”이라고 분석했다.

소매업체인 무지는 간단하고 실용적인 제품들을 판매해 수년 간 전 세계적으로 ‘미니멀리즘’ 트렌드를 선도했다. 캐나다 토론토부터 중국 상하이까지 무지의 모듈식 선반과 각종 주방기구, 인테리어 소품 등이 인기였다. 무지는 1980년 일본 세이유 슈퍼마켓에 판매하는 개인상표로 시작됐다. 1989년 슈퍼마켓 브랜드에서 나와 별도로 음식, 문구, 가구 등을 만들었다.

1991년 영국 런던에 첫 해외 매장을 열었지만 공격적으로 해외 확장을 한 건 2000년대 들어서다. 2005년 중국 진출을 계기로 해외 판매량이 급증했다. 현재 해외 매장은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성장 한계에 부딪히면서 모회사인 료힌게이카쿠의 주가는 흔들리고 있다. 올 들어 작년 말 대비 40%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무지의 소비자들이 단순히 예쁘게 디자인한 휴지통이나 폴더 등을 사지 않는 게 아니다”며 “전 세계적으로 추종자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퇴보한 일본 소니, 파나소닉 등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핵심 타깃인 중국 시장의 부진이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급성장세를 보였던 무지의 중국 매출은 최근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무지의 사업모델을 그대로 사용하는 중국 내 브랜드들이 난립하고 있어서다. 일본인 디자이너와 중국 기업인이 세운 중국 자체 브랜드 ‘미니소’가 대표적이다.

무지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고심하고 있다. 인도, 스위스, 쿠웨이트 등 새로운 지역에 매장을 열어 성장을 노리고 있다. 브랜드 호텔을 내는 등 신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생산 공장을 더 싼 곳으로 옮기고 핵심 타깃인 중국인들을 위한 맞춤형 제품도 내놨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