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윤모 "日 화이트리스트 제외에 850여개 품목 영향받을 것"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만나려고 여러 접촉을 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해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해 미국과 일본이 협의한 것이 있는가'라는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의 질의에 "제가 거기까지는 알지 못하지만, 협의가 안 됐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이같이 답변했다.

홍남기 "문대통령, 아베총리 만나려 여러 접촉했으나 불발"
홍 부총리는 "미일 간에 무엇이 있었는지 파악하기는 어렵다"며 "제가 확신을 갖고 얘기할 수는 없고 외교부에서 다른 판단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미국에 SOS를 해서 개입하도록 하는 것보다는 (일본과 접촉해왔다)"고도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29일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아베 총리와 양자 회담을 추진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한국은 '우리가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는데, 그쪽(일본)에서 아무 반응이 없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다만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G20 정상회의 직후 나온 것을 고려할 때 '여러 접촉을 했다'고 한 홍 부총리의 이날 예결위 발언은 최근 상황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한편 홍 부총리는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의 더 과감한 확장적 재정 촉구에 "올해 초과 세수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세수에서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 반도체 경기가 나빠서 이와 관련한 법인세 세수가 통상 세수 추계와 다르게 줄어들 수 있다"고 언급했다.

홍 부총리는 또 "일본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한국이 제외될 가능성도 있다"며 "해당하는 품목을 어느 정도 검토했는데, 우리 경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품목은 800∼1천개보다 월등히 적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할 경우 "일본 분류에 따르면 1천100여개 품목이, 한국 분류에 따르면 850여개 품목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성 장관은 "일괄 허가에서 개별 허가로 가는 품목을 모두 추리고, 관련 협회와 단체를 중심으로 기업들에 이런 내용을 공유하면서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남기 "문대통령, 아베총리 만나려 여러 접촉했으나 불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