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 세트 제작 '휴먼아트' 임금 체불 논란.  /사진=tvN 홈페이지
'남자친구' 세트 제작 '휴먼아트' 임금 체불 논란. /사진=tvN 홈페이지
tvN '호텔 델루나'의 세트 제작을 맡고 있는 휴먼아트 측의 임금 체불 의혹이 불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지난 14일 '호텔 델루나 세트팀은 임금체불 2250만원을 지급하라'는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아이유, 여진구 주연의 tvN 토일드라마 '호텔 델루나'의 세트를 제작하는 휴먼아트 측의 임금 미지급 문제에 대해 폭로했다.

그는 2018년 말부터 2019년 1월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남자친구' 세트팀으로 일했다고 밝혔다.

글쓴이는 "2018년 11월부터 '남자친구' 세트팀으로 일하면서 지금까지 8개월 넘게 한 푼도 못 받고 있다"면서 "저와 제 친구 임금 총 2250만 원 가량을 미지급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남자친구'가 1월 말 종방했는데 그때까지 마무리 하고 싶었지만 11월 부터 급여가 계속 밀려 더 일하다가는 못 받는 급여만 커질 뿐이라고 판단해 1월 초에 그만두게 됐다"고 설명했다.

글쓴이 주장에 따르면 '휴먼아트'는 '남자친구' 제작 전 웹드라마 참여 당시에도 급여가 밀렸고, 단 한번도 급여일에 입금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3월 고용노동부에 진정 신청했다. 4~5월에 줄 테니 신고하지 말라고 하더라. 그 말을 믿지 못하고 그냥 진정 접수했다"고 털어놨다.

글쓴이가 공개한 카카오톡 대화 캡쳐에서 글쓴이는 휴먼아트 측에 "9월 16일부터 1월 6일까지 미지급분 합한하고 500만원 제하고 1145만원 입금해달라", "이번달 안에 주는 거 맞냐", "3월에 준다고 하지 않았냐", "돈 언제 줍니까" 등 메시지를 보냈다.
/사진=보배드림
/사진=보배드림
휴먼아트 측으로 추정되는 이 관계자는 "넌 내가 한마디 해줄게. 노동청에 신고 했을 때 통화 했었지. 취소 하라고. 그럼 3~4월에 나눠서 주겠다고. 근데 네가 취소는 못하겠다고 했지. 그래서 내가 담당자한테 한 말이 있다.신고 취소를 안하겠다고 하면 최대한 늦게 주겠다고. 전에 못줬던건 미안하나 네가 너무 삐딱한거 같으니 삐딱하게 대해줄게. 그러면 되는거지?"라며 빈정댔다.

글쓴이는 "나중에 알았는데 제가 노동부에 진정신청을 했기 때문에 밀린 임금을 일부러 늦게 준다는 것"이라며 "근로감독관에게 설명하니 바로 민사, 형사 소송을 진행하라고 조언해주더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사람이 지금 아이유 주연 '호텔 델루나' 세트팀 하고 있다. 같이 일한 제 친구는 4월 달에 희귀병 판단 받아 죽을 때까지 약 먹어야 한다. 몸이 안 좋아 일도 못하고 있는데 '휴먼아트'는 8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1원 한푼 지급하지 않았다"면서 "tvN은 당장 이런 악덕 업체를 퇴출시켜라"라고 주장했다.

'호텔 델루나'·'남자친구' 측 CJ ENM 관계자는 15일 한경닷컴에 "하도급 계약이기 때문에 임금체불에 관련한 자사의 책임은 없다. 확인해보니 '남자친구' 제작사인 본팩토리는 하청업체에 모두 지급 완료한 상황이다. 휴먼아트 쪽에서 지불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빠른 시기에 해결하라고 권고 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tvN 드라마 제작사와 하도급 업체 사이의 문제는 앞서 '아스달 연대기' 장시간 촬영 문제때도 제기됐다.

한빛미디어노동센터(이하 한빛센터)는 열악한 노동 환경으로 방송 노동자들의 인권이 크게 훼손됐다고 지적하면서 CJ E&M과 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 측에 이에 관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한빛센터는 "'아스달 연대기'는 사전제작의 허울을 쓴 또 다른 의미의 쪽대본 드라마이자, 노동 인권 침해로 완성된 드라마에 불과"하다며 "CJ E&M과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 드래곤은 '아스달 연대기' 촬영 현장에서 발생한 노동 인권 침해에 침묵 대신 진정성 있는 자세로 나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빛센터는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와 함께 지난 4월 10일 스튜디오 드래곤을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했다.

한빛센터와 희망연대노조에 따르면, 스튜디오 드래곤은 '아스달 연대기' 제작 당시 68시간 제작 가이드라인을 상시로 어겼다. 센터와 노조는 이 드라마 스태프들이 하루 최대 25시간 노동에 시달렸고, 브루나이 해외 촬영 당시 최장 7일간 151시간 30분간 휴일 없는 연속 노동에 강제 투입됐다고 주장했다.

한 조명 스태프는 과도한 노동으로 인해 팔 골절상을 당했다고도 센터 측은 밝혔다. 센터와 노조는 해당 스태프가 귀국 후 자비로 부상을 치료했다고도 전했다.

스튜디오드래곤 측은 현장스태프를 A, B팀으로 나눠 운영하며 주 68시간 제작가이드를 준수했다면서 그러면서도 "장시간 촬영 문제를 제기한 미술 분장팀은 별도의 전문회사 소속이다. 다만 전체 제작 과정을 총괄하는 제작사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해명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