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간질' 장마철이면 심해지는 무좀…'긁적긁적' 떨어진 각질 타고 전염
장마가 시작되면서 습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이맘때면 무좀 때문에 괴로움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어난다. 덥고 습한 날씨가 되면 가려움증이 심해진다. 한밤중 무더위와 가려움증 때문에 잠을 설치는 환자가 많아진다. 여름철에는 눈 건강을 해치는 감염성 결막염 환자도 많다. 최근 사용이 늘고 있는 콘택트렌즈는 각종 각결막염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무더운 여름 장마철 때 주의해야 할 질환을 알아봤다.

젖은 피부 각질층에 잘 번식하는 무좀균

고온다습한 날씨가 시작되면 세균과 곰팡이 번식이 활발해진다. 장마철 대표 피부질환으로 꼽히는 것이 무좀이다. 무좀은 물과 좀을 합쳐 만든 단어다. 물 때문에 서서히 드러나지 않게 해를 입는다는 의미다. 무좀은 피부사상균에 감염되는 질환이다. 머리, 몸, 손, 발, 얼굴 등 다양한 부위에 감염 병변이 생길 수 있다. 손톱이나 발톱에 무좀이 생기기도 하는데 손톱보다는 발톱에 더 많이 생긴다. 피부사상균은 젖은 피부의 각질층과 발톱에 잘 번식하기 때문이다. 안혜진 경희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고온다습한 장마철은 곰팡이가 번식하기 매우 적합한 환경”이라며 “샌들이나 슬리퍼를 착용할 때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무좀은 전염이 잘되는 질환이다. 무좀 환자의 피부껍질, 부서진 발톱 부스러기 등에 닿으면 감염된다. 무좀 환자와 직접 피부접촉을 해도 감염된다. 신발, 공공장소에서 함께 쓰는 수건 등으로도 옮긴다. 무좀의 원인균은 습하고 따뜻한 환경을 좋아한다. 이 때문에 여름철 맨발로 해변을 다니거나 실내 수영장을 찾았다가 감염될 위험이 크다.

두꺼워진 발 각질도 무좀 증상

무좀이 생기면 피부가 짓무른다. 땀이 날 때 냄새가 나고 가려움증도 호소한다. 대개 발가락 사이에 많이 생기는데 발바닥이나 가장자리에 물집이 잡히고 극심한 가려움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를 긁어 상처가 생기고 다른 피부 염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일부는 가려움 없이 각질이 두껍게 바뀌기도 한다.

무좀은 낫지 않는 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대부분 무좀은 국소 항진균제를 바르면 치료할 수 있다. 하루 두 번 정도 항진균제를 바르면 된다. 증상이 심하면 바르는 약과 먹는 약을 함께 사용한다. 다만 이때 먹는 약은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간 질환이 있거나 고지혈증 약을 먹고 있는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무좀을 예방하려면 습기를 제거해야 한다. 발을 건조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발에 땀이 많거나 양말에 습기가 잘 차는 사람이라면 갈아신을 양말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다. 발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안 교수는 “균이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언제든 재발하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더위 때문에 양말을 신지 않고 샌들이나 단화를 신는 사람이 많은데 발이 외부에 노출돼 곰팡이는 물론 세균에 의한 이차 감염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물놀이 할 때 콘택트렌즈 착용 삼가야

여름 더위를 식히기 위해 워터파크 등을 찾아 물놀이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시력이 좋지 않아 평소 안경을 착용하는 사람들도 물놀이를 할 때는 콘택트렌즈를 선택하는 일이 많다. 안경을 쓰면 물놀이를 즐기는 데 거추장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사소한 행동 때문에 눈 건강이 크게 나빠질 수 있다. 콘택트렌즈를 오랫동안 착용하고 물놀이를 하면 각막에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각막이 붓는 부종이 생기기 쉽다. 각막 상피층이 깨져 세균에 감염될 위험이 높아진다. 이는 각결막염의 원인이 된다.

워터파크나 수영장 물은 눈으로 보기에는 깨끗해도 다양한 미생물과 세균이 산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면 미생물이나 세균이 각막에 달라붙기 쉬운 환경이 된다. 이 때문에 물놀이를 할 때는 불편하더라도 안경이나 수경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안경 도수에 맞춘 수경을 착용하면 물놀이를 할 때 덜 불편하고 위험한 상황이 생겼을 때도 금방 대처할 수 있다. 수경을 착용하면 눈에 물이 직접 닿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물을 통해 전염되는 아데노바이러스, 각종 세균 등으로부터 눈을 보호할 수 있다. 여름철 많이 생기는 유행성각결막염 등을 예방할 수 있다.

실내 수영장은 수질 관리를 위해 소독제를 쓴다. 종종 이런 독한 소독제 때문에 알레르기 증상이 생기는 환자도 있다. 수경을 쓰면 이런 알레르기 증상이 눈에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송상률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교수는 “부득이하게 콘택트렌즈를 착용한다면 수영장 물이나 이물질이 눈에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콘택트렌즈 착용한다면 제거할 때도 신경써야

만약 물놀이를 할 때 콘택트렌즈를 착용했다면 제거할 때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일회용 콘택트렌즈라도 손을 깨끗이 씻은 뒤 렌즈를 빼야 한다. 렌즈를 제거하는 동안 손에 남아있던 세균이 눈으로 옮겨갈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이라도 한 번 착용한 일회용 콘택트렌즈는 다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여러 번 쓰는 다회용 콘택트렌즈를 착용했다면 세척액으로 깨끗이 닦은 뒤 보관해야 한다. 렌즈를 꼼꼼히 닦아야 렌즈에 붙은 세균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렌즈를 보관할 때는 살균 성분이 들어있는 렌즈 세척액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살균 성분이 있는 세척액도 보관통에 담아 오래 방치하면 살균 능력이 떨어진다. 세척액이 녹농균에 오염돼 여기에 담갔던 렌즈를 통해 감염 질환이 생길 위험이 있다. 세척액을 챙기지 못했다고 수돗물에 렌즈를 보관하기도 하는데 이는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다. 물에 사는 가시아메바에 감염돼 각막염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간질간질' 장마철이면 심해지는 무좀…'긁적긁적' 떨어진 각질 타고 전염
콘택트렌즈를 착용한다면 인공눈물을 챙겨 수시로 점안해야 한다. 물놀이를 한 뒤 눈이 가렵거나 따갑다면 비비지 말고 깨끗한 손으로 렌즈를 빼야 한다. 바로 인공눈물을 눈에 넣고 증상이 나아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송 교수는 “물놀이를 할 때는 눈 건강을 위해 콘택트렌즈 대신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며 “부득이하게 콘택트렌즈를 착용할 때는 착용 시간을 최소화하고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bluesky@hankyung.com

도움말=안혜진 경희대병원 피부과 교수, 송 상률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