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교사 협력해 교내운동장에 풀장 만들어…22일까지 정식 체험학습 운영

지난해 여름 더위에 지친 학생들을 위해 교장이 직접 학교 운동장에 풀장을 만들어 전국적인 화제가 됐던 경기 수원시 산의초등학교에 올해에도 어김없이 풀장이 설치됐다.

선생님 DIY 풀장 시즌2…수원 산의초등생들 즐거운 여름나기
광교신도시에 있는 산의초는 더위를 알리는 초복인 12일 오전 9시부터 물놀이 학습장을 개장했다.

학교 운동장 한쪽에 만든 물놀이 학습장은 학교가 지난해 구매한 가로 6m·세로 4m짜리 사각 풀 1개와 지름 3m짜리 원형 풀 1개, 스카우트 경기남부가 빌려준 사각 풀 1개 등 총 3개 풀로 구성돼있다.

이곳에는 산의초 1∼2학년 학생 600여명이 오전 9시부터 낮 12시 30분까지 물놀이 체험학습을 한다.

수영복 차림의 아이들이 마냥 노는 것처럼 보여도 엄연히 '여름' 교과서에 나오는 여름 놀이를 체험하는 학습이다.

산의초 물놀이 학습장은 지난해 7월 17일 개장과 동시에 전국적인 이슈가 됐다.

"선생님, 우리도 물놀이 하게 해주세요"라는 1학년 아이의 말에 윤성철(58) 교장이 인터넷 쇼핑몰에 직접 풀을 주문한 뒤 남자 체육부장 선생님과 둘이서 개장 전날 오후부터 밤늦게까지 뚝딱 풀장을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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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 폭염을 피하라고 지방자치단체가 물놀이장을 만들어 시민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일은 많지만, 초등학교가 운동장에 물놀이장을 직접 설치해 운영하는 것은 드문 일로 평가된다.

윤 교장은 체험학습 시간 내내 풀장에 나와 아이들의 안전을 챙겼고, 아이들이 모두 하교하고 나면 저녁 늦게까지 풀장을 청소하느라 늦게 퇴근하기 일쑤였다.

이런 교장의 노력으로 탄생한 풀장에서 아이들이 즐겁게 학습하고, 이런 모습을 학부모들이 응원하는 사연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산의초와 윤 교장은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처음 이 사실을 보도한 기사에는 5천116건의 댓글이 달리고, 1만1천336명이 '좋아요'를 눌러 요즘 학교같지 않은 산의초와 윤 교장을 응원했다.

"이런 학교가 정말 아이들을 위한 학교다", "우리 학교에도 풀장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런 교장이 교육감, 교육부총리를 해야 한다"는 등 호의적인 댓글이 대부분이었다.

전국의 여러 초등학교에서도 벤치마킹 문의가 잇따랐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산의초는 지난해 1학년만 대상으로 진행한 물놀이 체험학습 대상을 올해 2학년으로 확대했다.

지난해에는 원래 1학년만 정식 수업을 받고, 나머지 학년 학생들은 자유롭게 함께 물놀이를 했다.

산의초는 아이들이 모래 놀이를 무척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올해는 모래사장을 넓혔다.

저학년 후배들의 물놀이를 보고 부러워하는 3학년 이상 학생들에게는 지난해처럼 올해도 체험학습이 끝나는 오후 시간에 물놀이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지난해에는 윤 교장과 남자 체육부장 둘이서 풀장을 설치하느라 고생했지만, 올해는 여러 명의 교사가 힘을 모은 덕에 지난 9∼11일 사흘에 걸쳐 비교적 수월하게 풀장을 만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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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의 반응도 여전히 좋아서 이날 개장일에 50여명의 학부모가 찐 옥수수와 감자를 들고 물놀이장을 찾아와 아이들에게 간식으로 나눠줬다.

산의초 물놀이장은 오는 22일까지 운영된다.

윤 교장은 "지난해에는 처음 설치해 운영하느라 어설펐지만, 올해는 노하우가 생겨서 더욱 잘 운영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면서 "학생들과 학부모가 워낙 좋아해서 지속해서 물놀이장을 운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산의초는 경기도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1천880명의 학생이 재학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