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복귀 후 부진…슬라이더 버리고 투구폼 교정
SK 염경엽 감독, 소사 부활 위해 8시간 비디오 분석
프로야구 KBO리그 1위 SK 와이번스는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34) 부활에 사활을 걸고 있다.

SK는 지난달 정규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선 더욱 강력한 선발 투수가 필요하다며 잘 던지고 있던 브록 다익손(현 롯데 자이언츠)을 방출하고 대만에서 뛰던 소사를 영입했다.

그러나 소사는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컨디션과 상대 팀에 따라 투구 내용이 널을 뛰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복귀전이었던 지난달 9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이닝 8자책점으로 낙제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두 번째 경기였던 지난달 15일 NC 다이노스전과 세 번째 경기였던 21일 두산 베어스전에선 각각 6이닝 무실점,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쳐 살아나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LG 트윈스전에서 6이닝 3자책점, 이달 3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이닝 5자책점으로 다시 부진했다.

SK는 다른 선발 투수와 불펜의 힘으로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지만, 염경엽 감독은 쉽게 웃지 못했다.

소사의 부진은 그의 영입을 주도한 염경엽 감독에게 큰 스트레스를 줬다.

염 감독은 최근 소사의 KBO리그 복귀 후 투구 영상을 직접 꼼꼼하게 살펴보기도 했다.

염 감독은 "소사의 투구 영상을 8시간 동안 봤다.

밤을 꼴딱 새웠다"고 말했다.

밤새도록 분석에 집중한 염 감독은 소사에게 두 가지 변화를 주문했다.

국내 선수들에게 공략당하고 있는 슬라이더를 포기하고, 투구폼을 간결하게 바꾸라고 조언했다.

염경엽 감독은 "소사는 2루 주자가 있을 때 뒤돌아봤다가 테이크백을 많이 하지 않고 부드럽게 던진다"며 "이 투구폼을 주자가 없을 때도 유지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소사는 염 감독의 주문을 군말 없이 받아들였다.

그리고 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바뀐 투구폼과 슬라이더를 포기한 볼 배합으로 타자들을 상대했다.

구종은 단조로웠다.

슬라이더를 한 개도 던지지 않고 포크볼을 절반에 가까운 53개나 던졌다.

최고 구속 시속 153㎞의 직구는 45개였다.

빠른 공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보여주기식으로 던진 느린 커브는 9개였다.

소사는 이날 107개의 공을 던져 7이닝 5피안타 탈삼진 8개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빗맞은 안타가 2개 나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일단 소사는 한화전을 통해 자신감을 다시 찾은 듯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