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달러·실적부진·日 경제보복 '3重苦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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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이틀째 하락 2052
美 금리인하·G2 무역협상 등
불확실성 겹쳐 투자자들 관망세
美 금리인하·G2 무역협상 등
불확실성 겹쳐 투자자들 관망세
코스피지수가 이틀째 하락하며 2050선을 간신히 사수했다. 미국 금리 인하부터 미·중 무역협상, 일본 선거 등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벤트가 줄지어 있어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지수가 더 떨어지기 어려운 수준까지 내려왔지만 뚜렷한 호재가 보이지 않아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여러 불확실성 복합 작용
9일 코스피지수는 12.14포인트(0.59%) 내린 2052.03으로 마감했다. 전날 2.19% 급락한 데 따른 반발 매수로 상승 출발했으나, 일본 정부가 한국 수출 규제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일본은 문재인 대통령의 수출 규제 철회와 양자 협의 요구를 모두 거부했다.
전문가들은 한·일 무역갈등 외에도 여러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국내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6월 미국 고용지표 호조로 7월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줄고, 미·중 무역협상도 난항이 예상되면서 기대감에 오른 부분이 다시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시장에선 미국 중앙은행(Fed)이 7월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릴 가능성을 26%로 봤으나 지금은 1% 내로 축소됐다.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높지만 씨티그룹 등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IB)은 동결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강(强)달러가 다시 시작되고, 신흥국으로 외국인 자금 유입이 약해질 수 있다.
기관투자가들 고민도 커지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주가순자산비율(PBR: 시가총액/자본총계) 0.9배에 불과해 바닥권이지만 반등이 쉽지 않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전경대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달러 환산 코스피지수가 이미 2000선 아래이기 때문에 외국인으로서는 굳이 지금 팔고 떠날 이유는 없다”며 “국내 기관은 같은 주식군에서도 위험성이 더 높은 코스닥 중소형주를 팔거나 그동안 많이 오른 주식을 차익 실현하는 식으로 대응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날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와 2위 SK하이닉스가 외국인·기관 매수세가 몰리며 각각 1.58%와 3.56% 오른 것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있는 대형주를 포트폴리오에 담으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수출 살아나야 코스피 반등
중장기적으로 국내 증시 반등은 결국 정보기술(IT)주 회복에 달렸다는 것이 전문가들 중론이다. 국내 기업 이익과 수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건은 반도체 업황 회복과 한·일 무역갈등 봉합이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 부진으로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에 갇혔는데 일본의 핵심 소재 수출 규제로 수출 회복이 지연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13.5% 줄어 2016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위축됐다. 모건스탠리도 이런 위험을 반영해 지난 7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2.2%에서 1.8%로 낮췄다.
한·일 무역갈등은 이달 18일과 21일이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18일은 일본이 요구하는 제3국 중재위원회 구성에 대한 한국 정부의 답변 시한이다. 한국 정부가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일본이 추가 보복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21일엔 일본 참의원 선거가 열린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선거 전까지 일본 정부가 강경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달 30~31일 열리는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되느냐, 동결되느냐에 따라서도 국내 증시에 충격이 예상된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해선 10일 밤 제롬 파월 Fed 의장의 하원 증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김기만 기자 eigen@hankyung.com
9일 코스피지수는 12.14포인트(0.59%) 내린 2052.03으로 마감했다. 전날 2.19% 급락한 데 따른 반발 매수로 상승 출발했으나, 일본 정부가 한국 수출 규제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일본은 문재인 대통령의 수출 규제 철회와 양자 협의 요구를 모두 거부했다.
전문가들은 한·일 무역갈등 외에도 여러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국내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6월 미국 고용지표 호조로 7월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줄고, 미·중 무역협상도 난항이 예상되면서 기대감에 오른 부분이 다시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시장에선 미국 중앙은행(Fed)이 7월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릴 가능성을 26%로 봤으나 지금은 1% 내로 축소됐다.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높지만 씨티그룹 등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IB)은 동결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강(强)달러가 다시 시작되고, 신흥국으로 외국인 자금 유입이 약해질 수 있다.
기관투자가들 고민도 커지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주가순자산비율(PBR: 시가총액/자본총계) 0.9배에 불과해 바닥권이지만 반등이 쉽지 않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전경대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달러 환산 코스피지수가 이미 2000선 아래이기 때문에 외국인으로서는 굳이 지금 팔고 떠날 이유는 없다”며 “국내 기관은 같은 주식군에서도 위험성이 더 높은 코스닥 중소형주를 팔거나 그동안 많이 오른 주식을 차익 실현하는 식으로 대응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날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와 2위 SK하이닉스가 외국인·기관 매수세가 몰리며 각각 1.58%와 3.56% 오른 것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있는 대형주를 포트폴리오에 담으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수출 살아나야 코스피 반등
중장기적으로 국내 증시 반등은 결국 정보기술(IT)주 회복에 달렸다는 것이 전문가들 중론이다. 국내 기업 이익과 수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건은 반도체 업황 회복과 한·일 무역갈등 봉합이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 부진으로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에 갇혔는데 일본의 핵심 소재 수출 규제로 수출 회복이 지연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13.5% 줄어 2016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위축됐다. 모건스탠리도 이런 위험을 반영해 지난 7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2.2%에서 1.8%로 낮췄다.
한·일 무역갈등은 이달 18일과 21일이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18일은 일본이 요구하는 제3국 중재위원회 구성에 대한 한국 정부의 답변 시한이다. 한국 정부가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일본이 추가 보복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21일엔 일본 참의원 선거가 열린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선거 전까지 일본 정부가 강경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달 30~31일 열리는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되느냐, 동결되느냐에 따라서도 국내 증시에 충격이 예상된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해선 10일 밤 제롬 파월 Fed 의장의 하원 증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김기만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