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이 잦은 여름철로 들어서면서 불법촬영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유명 방송사 앵커도 불법촬영 혐의로 체포되면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서울지방경찰청 지하철경찰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서울 지하철 내에서 발생한 불법촬영 범죄 건수는 116건이다. 지난해에는 총 474건의 불법촬영이 발생했다. 서울 지하철에서만 한 달에 약 40건의 불법촬영이 발생한 셈이다.
본격적인 여름철에 들어서면 불법촬영 사건이 크게 증가한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6~2018년 전국에서 발생한 1만7575건의 불법촬영 범죄 중 6~8월에 5530건이 일어나 전체의 약 31%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불법촬영이 기승을 부리지만 처벌이 가볍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재판에 넘겨진 5699건의 불법촬영 범죄 중 실형을 받은 비중은 5.2%(299건)에 머물렀다. 그나마 작년 처음으로 8%를 넘어서면서 처벌이 강화됐다. 벌금이나 집행유예보다 처벌 수준이 낮은 선고유예를 받은 비중도 최근 5년간 5.4%(306건)에 달했다.
처벌 수준이 약하다 보니 불법촬영은 재범률이 유독 높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여성변호사회가 2016년 조사한 범죄 판례 분석(2011~2016년 기준) 결과에 따르면 불법촬영 범죄 재범률은 53.8%에 이르렀다.
불법촬영의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대법원 양형위는 지난달 불법촬영에 대한 새로운 양형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형위의 전반기 임기가 내년 4월까지인 만큼 구체적인 기준이 확정돼 적용되려면 해를 넘길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