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에 1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상 최악의 산불을 겪은 그리스가 폭염 속에 다시 산불에 신음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아테네 북부에 위치한 에비아 섬에서 전날부터 3개의 산불이 잇따라 발생, 이 섬의 4개 마을에 대피령이 속속 내려졌다.

현장에서는 소방관 150여 명과 소방차 100대, 화재진압 항공기 4대, 살수 헬리콥터 3대가 배치돼 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험준한 지형과 높은 기온 때문에 불을 끄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당국은 이 섬에서 처음 시작된 불이 64세의 노인이 건초를 태우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그를 실화 혐의로 입건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그리스에서는 덥고 건조한 여름철에 산불이 잦은 편이다.

작년 7월 하순에는 아테네 인근의 휴양지 마티에서 대형 산불이 나 모두 101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일어났다.

방화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 당시 산불은 최대 시속 120㎞가 넘는 강풍을 타고 불길이 순식간에 번진데다, 당국이 화재 초기에 주민들을 적절히 대피시키는 데 실패해 피해가 커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한, 이 지역에 만연한 불법 건축물도 피해를 키운 주범으로 지목된 바 있다.

그리스, 또 찾아온 화마 악몽…에비아 섬 산불로 주민 대피령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