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2분기에 매출 54조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올렸다고 5일 공시했다.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면서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줄었지만 최악은 면했다는 평가다. 한경DB.
삼성전자가 지난 2분기에 매출 54조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올렸다고 5일 공시했다.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면서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줄었지만 최악은 면했다는 평가다. 한경DB.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실적은 일회성 수익을 제외하면 사실상 컨센서스(평균 예상치)를 밑돈 성적표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5일 지난 2분기(4~6월)에 매출 56조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의 잠정 실적(연결 기준)을 냈다고 공시했다.

영업익만 놓고 보면 시장 예상치보다 약 5000억원 높은 '깜짝 실적'이라 할 만하다. 당초 삼성전자에 대한 블룸버그 컨센서스는 6조800억원, 에프앤가이드는 6조300억원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공시에서 "당기 실적에는 디스플레이 관련 일회성 수익이 포함돼 있다"며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회성 수익이 어디에서 났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부분은 밝힐 수 없다"고만 했다.

이번 실적에서 삼성전자를 '최악 성적표'로부터 구해낸 게 바로 이 '디스플레이 일회성 수익'이다. 증권업계에선 영업익에 최소 3000억~최대 9000억원의 디스플레이 일회성 수익이 포함됐을 것으로 봤다.

디스플레이 분야 일회성 수익이 없었다면 지난 1분기와 유사한 6조2000억원 또는 최대 5조6000억원까지도 떨어졌을 것이란 얘기다. 자칫 삼성전자 분기 영업익이 2016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6조원 밑으로 떨어질 뻔한 위기를 건져올렸다는 분석.

업계에서는 '디스플레이 일회성 수익'이 아이폰 판매 부진 탓에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ELD) 패널 수요가 줄어든 데 대해 애플이 일정 부분 책임을 지고 삼성전자에 '보상금' 성격의 돈을 지급했다는 추측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아이폰 수요를 맞추려 예정보다 많은 양의 패널을 생산했지만, 애플이 약속했던 주문량을 맞추지 못해 삼성 측이 손해를 봤기 때문이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북미 고객과의 가동률 개런티 계약과 그에 미흡하는 주문에 관련된 성격의 수익으로 예상한다"며 "해당 일회성 이익이 약 8억달러(약 9000억원)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9000억원으로 추정되는 일회성 이익을 제거하면 삼성전자 실적은 당초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하반기에는 애플을 상대로 한 신모델 OLED 출하가 예정돼 있어 다소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