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조 수위 감지 불능으로 급수밸브 안 열려"

지난달 30일 경기도 의정부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단수 사고는 배수지 내진 공사 중 굴착기 기사가 실수로 통신선을 훼손했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3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일요일인 지난달 30일 오후 4시 30분께 용현·신곡·민락동 일대 수천 가구에 물 공급이 갑자기 중단돼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의정부 단수, 배수지 내진 공사 중 통신선 훼손이 원인"
단수 사고는 이들 지역에 물을 공급하는 용현 배수지의 유입관 밸브가 작동하지 않아 저수조가 텅 비면서 발생했다.

정수장에서 나온 물은 배관을 통해 배수지로 유입되는데, 이 과정에서 유입량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밸브가 열리지 않고 닫혀 있어 저수조에 물이 차지 않았던 것이다.

당시 용현 배수지에는 내진 보강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밸브 고장 원인 조사에 나선 의정부시는 내진 보강 공사 과정에서 굴착기 기사가 밸브와 연결된 통신 케이블을 훼손한 것을 확인했다.

이 밸브는 저수조 센서와 통신 케이블로 연결돼 있어 수위가 내려가면 자동으로 열리는데, 이 케이블이 훼손돼 밸브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의정부시는 설명했다.

같은 이유로 상황실 전광판에도 정상 작동으로 표시돼 저수조가 텅 빌 때까지 직원들이 알지 못했다.

의정부시는 지난 2일 오후 4시부터 정상적으로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

사고 당일 오후 9시를 전후해 순차적으로 급수를 재개했으나 수압을 낮춘 탓에 고지대 등의 물 공급은 지연됐다.

갑자기 수압을 높이면 저수조나 배출 관로 내벽에 붙은 물때나 침전물이 물에 섞여 나가 이른바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의정부시는 정상 급수가 될 때까지 고지대 등에 급수차와 생수를 지원했다.

용현 배수지는 3만7천t의 물을 저장, 용현·신곡·민락동 일대 7만 가구에 16만명분의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

의정부시는 "단순 실수로 시민들에게 큰 불편을 끼쳤다"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