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유럽 연구팀, 기존 자료 재검토 결과 논문 제출
"오무아무아는 인공물 아닌 우주의 자연적 산물"
지난 2017년 10월 태양계를 지나간 성간(星間·interstella) 천체 '오무아무아(Oumuamua)'의 정체를 놓고 외계 고등생명체가 보낸 탐사선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인공물이 아니라 우주의 자연적 산물이라는 결론이 도출됐다.

미국 메릴랜드대학(UMD)에 따르면 이 대학 천문학과 매튜 나이트 부교수는 미국과 유럽의 천문학자 14명이 참여하는 연구팀을 꾸려 오무아무아 관련 자료를 재분석한 끝에 얻은 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 최신호에 실었다.

연구팀은 오무아무아가 태양계 밖에서 온 성간 천체로는 처음으로 관측돼 이상한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고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설명이 가능한 자연 현상을 배제할 수 없으며, 앞으로 관측 기술의 발달로 다른 성간 천체가 추가로 발견되면 진짜로 이상한 천체인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길쭉한 붉은 시가 모양의 오무아무아(1L/2017)는 하와이대학의 할레아칼라 천문대에 있는 판 스타스1(Pan-STARRS 1) 망원경으로 처음 포착됐으며 혜성도 아니고 소행성도 아닌 특성을 보인 것으로 관측됐다.

"오무아무아는 인공물 아닌 우주의 자연적 산물"
혜성처럼 태양 곁을 지날 때 속도가 붙었지만 이런 가속을 만들어내는 가스 방출은 없었다.

또 혜성 주변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먼지와 가스, 얼음 등으로 된 성운(星雲) 모양물질인 코마(coma)도 발견되지 않았다.

천체 움직임이 소행성에서 기대할 수 있는 포물선 궤도를 따르지도 않아 소행성이라고 할 수도 없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외계 고등생명체가 태양계를 탐사하기 위해 보낸 인공물이라는 분석까지 나왔다
연구팀은 오무아무아를 연구해 온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모여 기존 자료에 대해 처음으로 광범위한 분석을 진행하며 전체적인 상황을 다시 들여다봤다.

이 중에는 연구팀을 이근 나이트 부교수가 오무아무아의 형태와 회전 패턴에 관해 '천체물리학저널 회보(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발표한 논문도 포함돼 있다.

연구팀은 오무아무아가 원래 있던 곳에서 떨어져 나와 성간을 떠돌게 된 다양한 메커니즘을 검토했다.

예컨대 다른 별을 도는 거대한 가스형 행성에서 떨어져 나왔을 가능성도 그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목성도 이런 식으로 태양계 끝에 작은 천체들이 몰려있는 오르트 구름(Oort clous)을 만들었을 수 있으며 이 중 일부가 태양의 중력에서 빠져나가 성간 천체가 됐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태양계에서 오무아무아와 같은 천체를 본 적이 없고 아직 미스터리로 남아있지만 독특한 것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우리가 알고있는 추론을 고수할 수 밖에 없다"면서 "외계 우주선 가설은 재미있는 생각이지만 우리 분석은 설명이 가능한 자연현상들로 차고 넘친다"고 했다.

연구팀은 또 오무아무아가 처음으로 관측되기는 했지만, 태양계를 찾아온 첫 성간 천체라는 데 대해서는 의문을 갖고 있다.

"오무아무아는 인공물 아닌 우주의 자연적 산물"
이 때문에 칠레 중부 체로 파촌에 건설되고 있는 구경 8.4m 짜리 차세대 망원경인 '대형 시놉티 관측 망원경(LSST)'이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오무아무아와 같은 천체가 더 많이 관측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이트 부교수는 보도자료를 통해 "앞으로 10년 안에 오무아무아와 같은 천체를 더 많이 보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LSST는 태양계를 찾아오는 작은 천체를 찾아내는 능력에서 현재 가진 어떤 망원경도 능가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런 새로운 천체를 매년 보게 된다면 그때야 오무아무아가 이상한 것인지 아니면 일반적인 것인지 알게 될 것"이라면서 "10~20개 정도 새롭게 발견된 뒤에도 오무아무아가 여전히 비정상적인 것으로 보인다면 우리의 설명을 재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