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외부 공개 일정을 줄이는 대신 내부 일정 비중을 높이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 임금 차등’ ‘아들 스펙’ 발언 등으로 잇따라 구설에 오르면서 대외 행보를 ‘구조조정’하는 모습이다.

30일 한국당에 따르면 황 대표는 지난 28일 ‘당원 봉사의 날’에 당 북핵외교안보특별위원회 회의와 의원총회 등 내부 일정만 소화했다. 당초 노인복지관을 방문하고 과수 농가에서 일손을 돕는 외부 일정을 검토하다 접었다. 지난 29일에는 경기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17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고서 언론 노출을 삼갔다.

지난 5월 ‘민생투쟁 대장정’ 당시 매일같이 민생 현장을 찾고 토요일마다 대규모 장외집회에 참석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당내에서도 최근 황 대표에게 ‘언론 공개 일정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 의원이 상당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월 27일 당대표 취임 후 4개월간 언론에 공개되는 다양한 일정을 소화하면서 크고 작은 논란에 휩싸이고 피로감을 유발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4일 기자들에 대한 ‘백 브리핑(백그라운드 브리핑)’을 줄이겠다고 선언한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황 대표는 당일 인천 라마다 송도호텔에서 ‘무궁화리더스 포럼 특강’을 마친 뒤 국회 정상화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대변인에게 물어보시라”며 말을 아끼기도 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앞으로 황 대표의 공개 일정을 효율화할 것”이라며 “이제부터는 당내 현안을 챙기면서 소통을 강화하고, 정치·경제 원로를 만나는 등 정치적인 행보를 보강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