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의 신규 모바일 게임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얻은 성과라서 게임업계에서는 더욱 주목한다.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의 리더십, 높은 완성도 고집 등이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자체 지식재산권(IP)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넷마블 게임 잇따라 흥행…세 가지 이유 있었네
4연타석 홈런?

넷마블이 지난 26일 내놓은 모바일 게임 ‘BTS월드’가 한국, 미국, 일본 등 51개국에서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애플(아이폰)의 앱(응용프로그램) 장터인 앱스토어에서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했다.

BTS월드는 글로벌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게임이다. 이 게임이 인기 순위 상위 5위 안에 든 국가는 105곳, 10위권에 들어간 국가는 112곳에 달했다. 게임업계에서는 BTS월드의 인기가 그대로 매출로 이어지면 넷마블이 ‘4연타석 홈런’에 맞먹는 성과를 달성하게 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해 12월 출시한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을 시작으로 올해 5월 ‘킹오브파이터 올스타’, 6월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 등이 모두 국내 앱스토어에서 최고 매출 1위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는 일본에서도 최고 매출 1위를 달성했다. 한국 게임이 일본에서 매출 1위를 달성한 것은 2017년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 이후 2년 만이다.

넷마블 게임들은 지금도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30일 구글(안드로이드)의 앱 장터인 플레이스토어 기준으로 최고 매출 10위 안에 든 넷마블 게임은 4개에 이른다. ‘리니지2 레볼루션’(3위),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4위),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5위), ‘킹오브파이터 올스타’(6위)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매년 10만 개 이상의 새로운 모바일 게임이 출시되고 대형 게임업체들도 수백억원을 투자해 신규 게임을 내놓지만 넷마블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흥행 비결은?

넷마블의 성공요인으로는 우선 방 의장의 리더십이 꼽힌다. 방 의장이 게임 개발에 구체적으로 관여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게임 개발 과정을 점검하고, 개발자들을 직접 독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게임이 당초 개발 취지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큰 틀에서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게임 완성도를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려는 넷마블의 노력도 유명하다. 게임 만듦새가 부실하면 매출 타격을 감수하더라도 게임 출시를 늦췄다. 지난해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으로 게임 개발 노동투입량이 감소했다. 그렇다고 예정된 게임 출시 시기를 무리해서 맞추지는 않았다. 게임 완성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런 영향으로 넷마블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20.9% 줄기도 했다.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 등의 개발 기간은 모두 2년이 넘는다.

다양한 게임 종류도 강점이다. 최근 잇따라 성공한 게임 모두 장르가 다르다.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킹오브파이터 올스타는 액션 게임,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는 역할수행게임(RPG)이다. BTS월드는 그동안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는 생소했던 캐릭터 육성 게임이다. 넷마블은 40개가 넘는 게임 개발 자회사가 서로 경쟁하면서 특색 있는 게임을 만들고 있다.

이런 강점이 있으나 넷마블은 자체 인기 IP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사 인기 게임 중 ‘모두의마블’, ‘세븐나이츠’ 등 일부를 제외하면 모두 외부 IP를 활용한 게임들이다. 리니지2 레볼루션,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등은 엔씨소프트, 킹오브파이터 올스타는 일본 SNK의 유명 게임을 바탕으로 개발됐다.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는 일본 애니메이션이 원작이다.

넷마블은 지난해 외부 IP 사용 명목으로 관련 업체에 수백억원 이상을 지급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넷마블이 넥슨을 인수하려고 했던 주된 이유는 인기 IP 확보였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