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앨라배마주에서 임신 중 복부에 총을 맞아 배 속의 아이를 잃은 여성이 '우발적 살인죄'(manslaughter)로 기소돼 논란이 일고 있다.

'낙태금지' 앨라배마, 총 맞고 유산한 여성 살인죄 기소 논란
미국 앨라배마주 제퍼슨 카운티 대배심은 마세이 존스(28)를 태아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로이터통신과 CNN방송이 27일(현지시간) 현지 언론매체 알닷컴(AL.com)을 인용해 보도했다.

존스는 임신 5개월이던 지난해 12월 4일 앨라배마주 플래전트그로브의 한 상점 앞 주차장에서 에보니 제미선(23)이라는 여성과 아이의 아버지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배에 총격을 입어 태아를 유산했다.

'낙태금지' 앨라배마, 총 맞고 유산한 여성 살인죄 기소 논란
경찰은 처음에는 총을 쏜 제미선을 살인 혐의로 체포했으나, 수사에 나선 직후 존스가 먼저 싸움을 걸었다는 것을 파악하고 그의 신분을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바꿨다고 밝혔다.

사건을 수사한 대니 리드 경위는 당시 제미선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대항한 것이었을 뿐이었다며 "수사 결과에 따르면 진정한 피해자는 태아밖에 없다"고 말했다.

앨라배마 주법에 따르면 존스가 받는 혐의가 유죄로 확정될 경우 최대 2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이번 기소 결정은 앨라배마주에서 최근 성폭행 피해로 인한 낙태까지 불허하는 초강력 낙태금지법이 통과된 것과 연관 지어지며 논란이 일었다.

존스의 기소 소식이 알려지자 낙태권리 옹호 시민단체들은 앨라배마주가 이번 사건에서도 여성보다 태아를 우선시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앨라배마주의 낙태권리 옹호 단체인 옐로해머 펀드는 성명을 내고 존스가 기소된 것이 터무니없다며, 앨라배마주는 사람이 임신하는 순간 갖게 되는 유일한 의무가 "아이를 건강하게 낳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앨라배마주가 이번 기소를 통해 "임신한 사람이 행하는, 임신에 방해가 될 어떤 행동도 범죄로 규정한다는 것"도 또다시 드러내 보였다고 비판하며 존스가 보석으로 풀려나게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