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내수 부진에 시달리는 시멘트업계도 산업용 전기료 인상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30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7개 시멘트 업체의 생산원가 중 전기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초만 해도 30% 내외였다. 지난해 10월 산업용 전기료가 10.2% 오른 뒤 원가 대비 전기료 비중은 평균 4~6%포인트 높아졌다. 쌍용C&E 동해공장 관계자는 “공장 전력의 30%는 폐열 발전을 통한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쓰는 방식으로 비용을 아껴왔다”며 “최근 3년간 산업용 전기료가 급등하면서 그 감축분이 모두 상쇄됐다”고 말했다.쌍용C&E 동해공장은 소성로(특수 고온 용광로) 7기 중 1기 가동을 지난달부터 중단했다. 한일시멘트 단양공장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6기 중 2기를 멈춰 세웠다. 현재 국내 시멘트업체 전체 생산라인 35기 중 8기가 꺼졌다.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2기가 추가로 멈출 예정이다. 한일시멘트 관계자는 “업황 부진으로 출하량이 감소한 상황에서 최근 전기료가 급등해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가동률을 낮추는 추세”라고 전했다.건설 경기가 개선되면 가동률을 원상복구할 수 있지만 당분간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시멘트 생산의 주원료인 국제 유연탄 가격은 지난해 8월 대비 최근 37% 하락했다. 건설사들과 레미콘업계에선 이를 근거로 시멘트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업계에선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극심한 건설 경기 침체로 올해 내수 출하량 목표치인 4000만t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전기료까지 크게 올라 국내 시멘트 회사의 평균 영업이익이 10%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생
“전기요금이 너무 올라 주물업체 모두 적자에 허덕이고 있습니다.”서병문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 이사장(사진)은 30일 인터뷰에서 “전기료 때문에 주물 생산이 중단되면 한국의 모든 산업이 문을 닫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 이사장은 1966년 22세 나이로 주물업체 비엠금속을 창업했다. 1997년부터 주물공업협동조합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다.60년 가까이 주물업계에 몸담아왔지만 전기요금 때문에 지금처럼 힘든 적이 없었다는 게 서 이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매달 30억원 매출 중에 전기료로 5억원 이상 나간다”며 “최근엔 발주량도 30% 이상 줄어 죽지 못해 겨우 경영을 이어가는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주물을 주문하는 회사들도 경영 상황이 악화해 단가에 전기료 상승분을 반영해주지 못하고 있다”며 “2년 사이 주변 주물업체 중 10%가량이 전기료 및 인건비 상승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서 이사장은 마음 같아서는 전기료를 아끼기 위해 주물 공장 내 전기를 차단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 주물 제조용인 쇳물을 녹이려면 보통 5~6시간 전기로를 가열해야 하는데 함부로 전기로를 껐다가는 더 많은 전기가 들어 하는 수 없이 반도체 공장처럼 24시간 전기를 공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서 이사장은 이런 특성을 고려해 주물 같은 뿌리산업에 적용되는 전기요금을 농업용이나 주택용 수준에 맞춰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킬로와트시(㎾h)당 전기료는 농업용과 주택용이 각각 66원, 149.6원이다. 이에 비해 산업용 요금(300㎾ 이상 기준)은 ㎾h당 185.5원으로 차이가 크다. 그는 “농업용 및 주택용 전기료에서
한국·중국·일본 경제통상 장관들이 5년 만에 만나 무역 공조를 늘리고 3국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지속하자는 데 합의했다.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안덕근 산업부 장관과 무토 요지 일본 경제산업상, 왕원타오 중국 상무장관이 이날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13차 한·중·일 경제통상장관회의를 열었다. 3국은 이날 회의에서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해결제도 개혁 △탈탄소·신에너지 분야 협력 △포괄적이고 높은 수준의 한·중·일 FTA 체결 등에 속도를 내자는 데 공감대를 모았다.외교가에선 대미무역 흑자국인 동북아 3국이 4월 2일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다자 회담을 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왕 장관은 이날 미국을 겨냥해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으로 세계 무역이 큰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일각에선 동북아 3국의 공조가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도 나온다. 중국 정부와의 공조가 대미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안 장관과 무토 경제산업상은 이날 왕 장관의 보호무역주의 비판 발언을 놓고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하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