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 보증부 가계대출이 5년여 만에 100조원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보증부 가계대출은 아파트 중도금 대출, 전세자금 대출처럼 주택도시보증공사 등에서 보증받는 대출을 말한다.

한국은행이 20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신한·국민·우리·KEB하나·농협 등 5개 은행의 보증부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3월 말 127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2013년 말(27조5000억원)과 비교하면 99조8000억원 증가했다.

공적 기관 보증이 있어서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위험은 낮지만 금리는 높은 편이다. 전체 가계대출에서 보증부 대출의 비중도 2013년 말 6.0%에서 올해 3월 말 15.3%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이 같은 양상은 주택 분양시장 활성화와 전세가격 상승 등으로 부동산 관련 보증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보증부 가계대출 증가액의 85.4%에 해당하는 82조2000억원은 전세자금과 주택구입자금 등 부동산 관련 대출에 집중됐다.

과도한 보증부 대출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보증부 가계대출이 빠른 속도로 늘어 가계부채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금융시스템 안정성 및 금융소비자 보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공적 기관을 통한 보증부 대출 취급이 많을수록 은행의 리스크 관리 능력이 떨어지고 개인의 신용관리도 허술해지기 때문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