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탈출 쇄도 속 개방 초기 투자한 19개 기업에 당부
"개혁개방 확약…접근성 높혀 시장친화적 환경 만들겠다"
中총리, 다국적기업 CEO들 만나 "계속 윈윈하자" 호소(종합)
미국과 격렬한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국이 다국적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개혁개방 의지를 강조했다.

무역전쟁 타격을 우려한 다국적기업들의 중국 탈출이 속출하는 가운데 리커창 중국 총리가 나서 수십년간 서로 이득이 된 협력을 계속 지켜야 한다고 호소했다.

블룸버그, 로이터, AP 통신 등에 따르면 리커창 총리는 20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19개 기업의 CEO들을 만나 "우리는 오래 지속해온 개혁개방 의지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 총리는 "중국에 점점 더 많은 해외투자가 이뤄지는 것을 환영하며 시장 친화적이고 법률을 토대로 하며 국제화한 기업 환경을 만들기 위해 훨씬 더 많은 분야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제한을 완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에 모인 기업들이 40년 전 중국의 개혁개방 초기 과정에서 투자했고 기술이전이나 자본, 아이디어 제공을 통해 중국 시장에서 상업적 이익을 거둔 곳들이라고 밝혔다.

리 총리는 이들 기업을 지칭해 중국과 수십년간 '윈윈(win-win) 협력관계'를 성취해온 곳들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참석한 기업들에는 화학기업 다우, 배송업체 UPS, 제약회사 화이자, 복합 제조업체 하니웰, 자동차업체 폴크스바겐, 통신장비업체 노키아, 광산업체 리오틴토 등이 포함돼 있다.

AP통신은 이들 기업의 CEO가 글로벌 CEO 카운슬의 제7차 원탁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베이징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회동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中총리, 다국적기업 CEO들 만나 "계속 윈윈하자" 호소(종합)
미국은 지난달 고위급 무역협상이 결렬된 뒤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높이고 전체 제품으로 고율 관세 부과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은 중국의 간판기업인 화웨이에 미국 기업들이 핵심부품과 기술을 공급하지 못하게 하는 제재를 내렸고, 중국은 '외국기업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고율 관세와 중국의 보복 우려 때문에 애플, 알파벳, 인텔, 마텔을 비롯한 다수 기업이 중국에서 다른 국가로 생산과 관련한 시설을 옮겨가고 있다.

리커창 총리는 "현재 국제경제 여건과 통상의 불확실성 속에 우리는 특히 다국적기업들이 글로벌 산업 사슬의 관점에서 현안을 고려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투자를 위한 거대한 시장으로 남아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글로벌 통상과 경제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서방에서는 중국 내 기업 활동이 점점 불안해지고 있다는 현실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높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정학적 분쟁의 유탄을 맞는 것은 중국에서 영원한 리스크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대한 중국의 사드 보복, 화웨이 사태를 둘러싸고 캐나다에 이뤄진 보복 등 중국의 통상 무기화 사례를 거론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은 지난달부터 교착상태에 빠져있으나 이달 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무역협상을 위해 별도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