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언론 "히로시마 원폭 위력 W76-2 탄두 개발 이미 추진"

미국이 러시아 억제 차원에서 소규모 핵무기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폴 셀바 미 합참 차장이 18일(현지시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셀바 합참 차장은 이날 타스 통신 특파원을 포함한 기자들과의 면담에서 '오하이오'급 전략잠수함에 탑재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트라이던트 II'에 장착할 수 있는 소규모 핵무기를 개발해 보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셀바는 만일 러시아가 미국 해군기지가 있는 동부 버지니아주 도시 노퍽을 소규모 핵무기로 공격할 경우 미국은 핵독트린에 따라 보복 공격을 해야 한다면서 이 경우 미국이 소규모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으면 불가피하게 대규모 핵무기를 사용해야 할 수도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대규모 핵무기는 적의 소규모 핵무기 사용에 대한 대칭적 대응이 될 수 없고, 적이 소규모 핵무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억제력도 발휘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셀바 차장의 주장은 앞서 릭 페리 미 에너지부 장관이 비슷한 주장을 편 데 뒤이은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페리 장관은 지난 3월 말 러시아와 중국 등의 핵위협 고조를 이유로 미 핵전력을 현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트라이던트 II 미사일에 장착되는 소규모 수소탄 탄두 W76-2 개발을 서두를 것을 제안했다.

미 군사전문 매체 디펜스뉴스(Defense News)는 앞서 미국이 올해 말 실전배치를 목표로 5~6 킬로톤 규모의 W76-2 탄두 개발에 들어갔다고 보도한 바 있다.

W76-2 탄두는 1970년대에 개발된 W76-1 탄두의 위력(100 킬로톤)을 크게 줄인 소규모 탄두로 알려졌다.

1 킬로톤은 TNT 폭약 1천 톤(t)이 폭발하는 위력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위력이 1∼10킬로톤이다.

이와 관련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미국의 W76-2 탄두 양산은 핵무기 사용의 문턱을 낮추고 핵분쟁 위험을 고조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측의 소규모 핵무기 개발 추진은 미-러 양국이 냉전 시절에 체결한 '중거리핵전력 조약'(INF) 폐기를 추진하는 가운데 나와 더욱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1987년 12월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지도자가 체결한 INF는 사거리 500~1천km의 단거리와 1천~5천500km의 중거리 지상 발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시험, 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핵탄두 탑재 가능 미사일의 생산과 배치를 금지함으로써 냉전 시대 미-소 군비경쟁을 종식하는 토대가 된 조약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조약 위반 의혹을 제기하며 지난 2월 탈퇴를 선언하면서 폐기 수순에 들어갔다.

러시아 하원은 18일 INF 조약의 효력을 중단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美, 러시아 억제용 소규모 핵무기 개발 필요성 주장"[타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