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으로 간 따오기 1달…잘 먹고 자고 안녕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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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 우포복원센터 방사장서 40마리 순차적으로 떠나
인공 서식지 이용 등 적응 단계…일부 지자체 '분양' 문의도 알에서 태어나 케이지 안에서 주는 먹이만 먹고 프로그램에 따라 움직이던 따오기 40마리는 활짝 열린 방사장 밖으로 날아가 우포늪과 낙동강 어느 곳에서 먹이와 잠자리를 해결하고 있을까.
중국에서 한 쌍을 들여와 창녕 우포늪에서 복원·증식에 성공한 따오기를 한반도에서 멸종된 지 40년째란 상징성을 담아 40마리를 자연 방사한 지 오는 21일이면 한 달이 된다.
황해를 건너오는 과정도 쉽지 않았고 11년째 애지중지 부화하고 키우고 개체수를 363마리로 늘린 것도 어려웠지만 마지막 단계인 야생 정착은 더 어려운 문제라 경남도, 환경부는 물론 조류 전문가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보고 있다.
예산지원을 받아 복원·증식 기술을 익히고 방사까지 긴 터널을 지나온 창녕군 우포따오기복원센터는 따오기 자연 적응 단계에서 생존율을 최대화하고 조기 정착을 위해 하루하루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지난달 22일 환경부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따오기 방사 이벤트 당시 10마리가 날아간 것을 시작으로 예정됐던 40마리가 모두 '연방사' 혹은 '자연방사' 방식으로 완전히 케이지를 벗어난 것은 방사장 문을 연 지 18일째인 지난 9일께였다.
방사 행사 당시 복원센터는 그야말로 '행사용'으로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안 될 환경을 만들어 10마리를 '유도방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나머지 30마리는 자연방사 방식으로 따오기가 나가고 싶을 때, 준비됐을 때 나가도록 매일 아침 7시 방사장 문을 열고 오후 6시께 닫는 작업을 계속했다.
몇 마리는 한동안 방사장을 박차고 나가지 못해 보는 사람들의 애를 태웠다.
일단 나간 뒤에는 방사장을 다시 찾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아직 밖에서 잠자리를 구하지 못한 녀석들은 다시 방사장으로 들어가 잠을 자고 나가곤 했다.
지난 16일과 17일엔 방사장을 벗어난 40마리 가운데 밤에 다시 '엄마 품' 같은 방사장을 찾은 따오기가 한 마리도 없었다.
방사장 앞에 논을 묵혀 인공적으로 조성한 쉼터 서식지에는 매일 따오기 10∼20마리가 찾아 복원센터가 아침마다 던져놓은 미꾸라지 4㎏을 먹고 간다.
이곳은 2013년부터 조성된 곳으로 1만900㎡ 정도 되고 서식지론 질이 좋은 편이다.
요즘은 따오기뿐만 아니라 소문이 났는지 백로와 왜가리도 찾고 섬에서만 산다는 흰날개해오라기도 귀한 모습을 보여줬다.
인공 서식지 주변에 따오기들이 잘 모여주는 것 자체가 복원센터로선 무척 고맙고 고무적인 일이다.
예측이 빗나갔다면 다른 곳에 논을 사서 서식지를 새로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복원센터는 서식지에서 일정 거리까진 탐방객들이 접근할 수 없도록 줄을 쳐 놓았지만 일부가 서식지 안으로 들어가고 사진기 후레쉬를 터뜨리기도 해 애를 먹고 있다.
일일이 따라다니며 제지할 수도 없어 속앓이하고 있다.
복원센터는 방사 전 따오기 개체마다 발목 가락지와 등에 가방 메듯 위치추적기를 붙여 놓았다.
위치추적기는 자체 GPS가 장착돼 2시간 단위로 좌표를 기지국을 통해 서버로 전송해준다.
센터는 이를 근거로 매일 40마리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발목에 찬 가락지는 햇빛에 노출되고 때론 물에도 들어가는 등 내구성이 요구돼 특수 재질이 요구된다.
그래서 전량 일본 야마시나 조류연구소를 통해 수입했다.
일본 따오기도 같은 가락지를 차고 있어 일련번호를 양국이 서로 피하기 위해 편리한 번호 선점을 위한 신경전도 벌어진다.
시기적으론 지금이 가장 민감한 번식기여서 따로따로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8월께면 무리를 지어 다닐 것으로 보인다.
방사를 전후해 따오기가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은 탓인지 경남은 물론 멀리 전남에서도 '따오기 분양'을 타진해오는 곳이 부쩍 늘었다.
준비 기간까지 12년 세월을 아는 복원센터 이성봉 팀장이나 김성진 박사는 이 부분에 대해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복원센터는 구체적인 모니터링 결과나 생존 상황 등은 환경부 등과 협의를 거쳐 내주 중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우 2008년부터 19차례 방사한 결과 방사 후 3년간 생존율은 40% 수준을 보였다.
김성진 박사는 "방사한 따오기가 자연 상태에서 내년 3월께 처음 알을 낳고 부화하는 과정을 확인하면 일단 방사가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한국조류학회 회장인 백운기 박사는 "현재 상황을 보면 성공 조짐이 보이는 것 같다"며 "우선 올겨울을 따오기들이 잘 견디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백 박사는 이번 방사에 대해 "여러 정황상 행사를 위한 유도방사는 불가피했지만 10마리로 제한하고 나머지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해 자연방사한 것은 잘 한 것으로 본다"며 "현재 쉼터 서식지도 그렇지만 방사훈련장이 너무 규모가 적어 다양한 경우에 대비한 충분한 훈련이 힘든 것 같다"며 보완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정우 창녕군수는 방사 한 달을 앞두고 "창녕의 맑고 깨끗한 자연환경에다 국내 최대 내륙습지 우포늪, 미리 준비한 우수한 서식지 등으로 따오기 생존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군수는 "따오기 방사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란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며 "탐방객들이 따오기들이 잘 적응하고 살아갈 때까지 가급적 통제선을 지켜주고 근접 촬영에 의한 스트레스를 안 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인공 서식지 이용 등 적응 단계…일부 지자체 '분양' 문의도 알에서 태어나 케이지 안에서 주는 먹이만 먹고 프로그램에 따라 움직이던 따오기 40마리는 활짝 열린 방사장 밖으로 날아가 우포늪과 낙동강 어느 곳에서 먹이와 잠자리를 해결하고 있을까.
중국에서 한 쌍을 들여와 창녕 우포늪에서 복원·증식에 성공한 따오기를 한반도에서 멸종된 지 40년째란 상징성을 담아 40마리를 자연 방사한 지 오는 21일이면 한 달이 된다.
황해를 건너오는 과정도 쉽지 않았고 11년째 애지중지 부화하고 키우고 개체수를 363마리로 늘린 것도 어려웠지만 마지막 단계인 야생 정착은 더 어려운 문제라 경남도, 환경부는 물론 조류 전문가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보고 있다.
예산지원을 받아 복원·증식 기술을 익히고 방사까지 긴 터널을 지나온 창녕군 우포따오기복원센터는 따오기 자연 적응 단계에서 생존율을 최대화하고 조기 정착을 위해 하루하루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지난달 22일 환경부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따오기 방사 이벤트 당시 10마리가 날아간 것을 시작으로 예정됐던 40마리가 모두 '연방사' 혹은 '자연방사' 방식으로 완전히 케이지를 벗어난 것은 방사장 문을 연 지 18일째인 지난 9일께였다.
방사 행사 당시 복원센터는 그야말로 '행사용'으로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안 될 환경을 만들어 10마리를 '유도방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나머지 30마리는 자연방사 방식으로 따오기가 나가고 싶을 때, 준비됐을 때 나가도록 매일 아침 7시 방사장 문을 열고 오후 6시께 닫는 작업을 계속했다.
몇 마리는 한동안 방사장을 박차고 나가지 못해 보는 사람들의 애를 태웠다.
일단 나간 뒤에는 방사장을 다시 찾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아직 밖에서 잠자리를 구하지 못한 녀석들은 다시 방사장으로 들어가 잠을 자고 나가곤 했다.
지난 16일과 17일엔 방사장을 벗어난 40마리 가운데 밤에 다시 '엄마 품' 같은 방사장을 찾은 따오기가 한 마리도 없었다.
방사장 앞에 논을 묵혀 인공적으로 조성한 쉼터 서식지에는 매일 따오기 10∼20마리가 찾아 복원센터가 아침마다 던져놓은 미꾸라지 4㎏을 먹고 간다.
이곳은 2013년부터 조성된 곳으로 1만900㎡ 정도 되고 서식지론 질이 좋은 편이다.
요즘은 따오기뿐만 아니라 소문이 났는지 백로와 왜가리도 찾고 섬에서만 산다는 흰날개해오라기도 귀한 모습을 보여줬다.
인공 서식지 주변에 따오기들이 잘 모여주는 것 자체가 복원센터로선 무척 고맙고 고무적인 일이다.
예측이 빗나갔다면 다른 곳에 논을 사서 서식지를 새로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복원센터는 서식지에서 일정 거리까진 탐방객들이 접근할 수 없도록 줄을 쳐 놓았지만 일부가 서식지 안으로 들어가고 사진기 후레쉬를 터뜨리기도 해 애를 먹고 있다.
일일이 따라다니며 제지할 수도 없어 속앓이하고 있다.
복원센터는 방사 전 따오기 개체마다 발목 가락지와 등에 가방 메듯 위치추적기를 붙여 놓았다.
위치추적기는 자체 GPS가 장착돼 2시간 단위로 좌표를 기지국을 통해 서버로 전송해준다.
센터는 이를 근거로 매일 40마리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발목에 찬 가락지는 햇빛에 노출되고 때론 물에도 들어가는 등 내구성이 요구돼 특수 재질이 요구된다.
그래서 전량 일본 야마시나 조류연구소를 통해 수입했다.
일본 따오기도 같은 가락지를 차고 있어 일련번호를 양국이 서로 피하기 위해 편리한 번호 선점을 위한 신경전도 벌어진다.
시기적으론 지금이 가장 민감한 번식기여서 따로따로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8월께면 무리를 지어 다닐 것으로 보인다.
방사를 전후해 따오기가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은 탓인지 경남은 물론 멀리 전남에서도 '따오기 분양'을 타진해오는 곳이 부쩍 늘었다.
준비 기간까지 12년 세월을 아는 복원센터 이성봉 팀장이나 김성진 박사는 이 부분에 대해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복원센터는 구체적인 모니터링 결과나 생존 상황 등은 환경부 등과 협의를 거쳐 내주 중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우 2008년부터 19차례 방사한 결과 방사 후 3년간 생존율은 40% 수준을 보였다.
김성진 박사는 "방사한 따오기가 자연 상태에서 내년 3월께 처음 알을 낳고 부화하는 과정을 확인하면 일단 방사가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한국조류학회 회장인 백운기 박사는 "현재 상황을 보면 성공 조짐이 보이는 것 같다"며 "우선 올겨울을 따오기들이 잘 견디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백 박사는 이번 방사에 대해 "여러 정황상 행사를 위한 유도방사는 불가피했지만 10마리로 제한하고 나머지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해 자연방사한 것은 잘 한 것으로 본다"며 "현재 쉼터 서식지도 그렇지만 방사훈련장이 너무 규모가 적어 다양한 경우에 대비한 충분한 훈련이 힘든 것 같다"며 보완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정우 창녕군수는 방사 한 달을 앞두고 "창녕의 맑고 깨끗한 자연환경에다 국내 최대 내륙습지 우포늪, 미리 준비한 우수한 서식지 등으로 따오기 생존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군수는 "따오기 방사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란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며 "탐방객들이 따오기들이 잘 적응하고 살아갈 때까지 가급적 통제선을 지켜주고 근접 촬영에 의한 스트레스를 안 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