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게임 중에도 쇼핑할 수 있는 게 최대 장점"
월 10억 명이 사용하는 중국 메신저프로그램 위챗을 플랫폼으로 하는 한국 상품 전용 쇼핑몰이 처음 나왔다. 중국 상하이에 있는 커이나(可以拿)는 지난달 국내 20여 개 브랜드와 제휴를 맺고 위챗 기반 쇼핑몰 커이나상청( 可以拿商城)을 열었다.

양성호 커이나 부사장(사진)은 지난 10일 “위챗(웨이신)은 이미 거대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징둥 등 내로라하는 쇼핑몰들이 다 들어가 있다”며 “위챗을 통한다면 한국 기업들도 중국 시장을 훨씬 쉽게 공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 부사장에 따르면 위챗에서 구동되는 앱인앱 방식의 미니프로그램은 300만여 개에 달한다. 게임이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지만 쇼핑몰도 20%나 된다. 사용자들은 채팅이나 게임을 하다가도 별도 프로그램을 구동하지 않고 바로 쇼핑몰을 이용할 수 있다.

커이나에서 팔리는 제품은 콰징(跨境)이라는 국경 간 거래로 인정돼 중국인들은 1인당 1회 5000위안, 연간 2만6000위안 이하 제품을 면세로 살 수 있다. 수입건강제품에 필요한 위생허가나 전자제품에 요구되는 품질인증도 필요 없다. 주문을 받으면 바로 배송하면 되기 때문에 별도로 재고를 관리하지 않아도 된다.

커이나는 입점료를 대폭 낮추고, 위챗 사용자를 피라미드식 판매·마케터로 활용할 수 있는 펀샤오(分鎖) 기능 등을 앞세워 중국시장에 진출하려는 한국 중소기업 제품들을 찾고 있다.

양 부사장은 “채팅이나 게임을 하는 사용자들이 별도 프로그램으로 옮겨가지 않고도 바로 쇼핑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중국 직구족이 1억 명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위챗 쇼핑몰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한·중관계가 냉랭해진 것이 한국 제품 구매에 영향을 주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품질이 중요하지 국가적 감정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일축했다.

양 부사장은 10여 년간 삼성중공업 닝보법인에서 근무하다 독립해 중국에서 선박부품 수입업체를 운영해왔다. 지난해 한·중 동시통역 프로그램인 통통통을 개발한 고재수 커이나 대표와 손잡고 쇼핑몰 사업에 뛰어들었다.

글=장현주/사진=김영우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