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보도…트럼프 '관세압박 성과물' 포장?
"美-멕시코 '불법이민 대책' 몇달전 합의된 내용"
미국과 멕시코가 전격 타결한 '불법이민 방지 방안'이 몇 달 전부터 합의된 내용이라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마치 '관세 카드'로 멕시코로부터 극적 양보를 얻어낸 것처럼 포장했지만, 실제로는 기존 내용을 반복한 것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1면 머리기사에서 복수의 양국 당국자를 인용해 "이번 합의는 멕시코가 과거에 제안했던 내용으로, 지난 몇 개월간 양측이 협의한 사항"이라고 전했다.

중남미 이민자가 유입되는 남쪽 국경에 멕시코 국가방위군을 우선 배치하는 방안은 지난 3월 커스텐 닐슨 당시 미 국토안보부 장관과 산체스 코르데로 멕시코 내무장관의 비공개 대화에서 합의된 내용이라는 것이다.

미국에 망명을 신청한 이민자들의 심리가 완료될 때까지 멕시코에 머물게 하는 대책도 지난해 12월 양국 간 외교문서에 적시된 것이다.

당시 닐슨 장관은 하원 법사위원회에도 이런 내용의 '이민자 보호 프로토콜'(MPP)을 보고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정작 트럼프 행정부가 새롭게 요구했던 방안은 멕시코의 반대로 무산됐다.

미국은 멕시코를 이른바 '안전한 제3국'(safe third country)으로 지정해 중미 이민자들이 미국 대신 멕시코에 망명하도록 하길 원했지만, 이번 합의안에는 담기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이후로 부정적 여론이 높아지자, 체면을 세우기 위해 다소 미흡한 기존 합의사항을 서둘러 받아들였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밤 트위터를 통해 멕시코와의 협상 타결 소식을 전하며 10일부터 멕시코산 제품에 5% 관세를 부과하려던 계획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