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삼성바이오로직스 검찰 수사와 관련한 SBS 보도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달 23일에 이어 두 번째로 언론에 "무리한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삼성전자는 10일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된 입장문을 통해 "수사가 끝나기도 전에 유죄의 심증을 굳히게 하는 무리한 보도를 자제해 주실 것을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SBS는 이날 8시 뉴스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증거를 없애기로 한 지난해 5월 5일 그룹 회의 바로 닷새 뒤에 이재용 부회장이 참석한 중요 회의가 이건희 회장 집무실인 승지원에서 열린 사실을 검찰이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회의에는 이 부회장과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사장 그리고 '어린이날 회의' 참석자인 김태한 삼성바이오 사장, 고한승 삼성에피스 사장 등이 참여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검찰은 이 회의에서 이 부회장이 증거 인멸 방안을 보고받았을 것으로 의심하고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는 것이다.삼성전자는 보도 직후 "이날 회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경영진 등이 참석한 가운데 판매현황과 의약품 개발과 같은 두 회사의 중장기 사업추진 내용 등을 논의한 자리였다"며 "증거 인멸이나 회계 이슈를 논의한 회의가 전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SBS가 사실 검증 없이 경영현안을 논의한 회의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고도 강조했다.삼성전자는 "검증을 거치지 않은 보도로 인해 회사와 투자자에게 큰 피해가 우려되고, 경영에도 집중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무리한 보도를 자제해 주실 것을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린다. 이미 말씀드린 대로 진실규명을 위해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호소했다.삼성전자의 해명은 이재용 부회장을 향한 검증되지 않은 보도를 더이상은 지켜보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동안은 이 부회장의 상고심 재판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검찰을 최대한 자극하지 않는 데 주력했지만, 모든 경영 활동이 범죄 혐의와 관련 있는 것처럼 오도되는 상황을 이대로만 지켜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실제 삼성전자는 지난달 23일 '부탁드립니다'로 시작하는 보도자료에서도 비슷한 입장을 취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전혀 사실이 아니거나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이 일부 언론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보도되고 있다"며 "이러한 추측성 보도가 다수 게재되면서 아직 진실규명의 초기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유죄라는 단정이 확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이례적인 호소문을 연이어 발표한 건 추측성 보도를 더이상은 방치할 수는 없다는 위기의식이 작동했기 때문"이라며 "평판과 여론이 악화되는 것을 막고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펼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고 말했다.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삼성에 정식으로 입사해 회사의 리더가 되고 싶어요. 한국까지 건너와 한국말을 배우고 있는 이유입니다.”삼성전자 베트남 현지 공장에서 노동자로 일하다 관리직 사원으로 정식 입사하기 위해 한국 유학을 온 베트남 출신 대학생이 화제다. 부산외대 한국어문화학부 3학년 삼티완 씨(사진) 얘기다. 베트남 타이응우옌대에서 2년간 한국어를 공부하고 올초 2년 교환학생으로 유학을 왔다.그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어린시절부터 돈벌이에 나섰다. 가족은 막내인 삼티완 씨라도 공부를 계속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한다. 대학 입시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신 그는 베트남 삼성전자에 취직했다. 삼성전자에서 2년간 돈을 벌어 2016년 타이응우옌대 한국어학과에 입학했다.삼티완 씨가 한국어를 전공으로 택한 것은 자신이 일하던 베트남 삼성전자에 다시 취직하고 싶어서 였다. 그는 최근 부산외대 학보에 실린 글에서 “지식을 더 쌓아 새로운 지위로 삼성으로 돌아갈 것을 결심했다”고 말했다.삼성에 입사하고 싶다고 결정한 이유는 그가 만났던 ‘리더’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업무뿐만 아니라 직장생활, 사회생활 등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많은 것을 알려준 그 리더처럼 다시 삼성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외교소식통 "기업 자율 대응이 원칙…예의주시하며 소통 중"업계관계자 "미중 양자가 해결해야 할 문제 제삼자에 떠넘겨"중국 외교부 "외국기업 만나 의견 교환은 매우 정상적 활동"미·중 무역 전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을 포함한 글로벌 업체들을 불러 면담했다는 보도가 사실로 밝혀짐에 따라 중국의 대응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미국의 중국 대표기업 화웨이(華爲)에 대한 공격이 거세지자 중국이 갑자기 이와 관련 있는 한국 등의 주요 업체를 불러들여 강한 압박을 가한 모양새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10일 중국 정부가 한국 기업을 불러 경고한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 "(중국 측에서) 한국 기업을 포함해 여러 기업을 면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8일(현지시간)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상무부, 공업정보화기술부가 지난 4∼5일 주요 글로벌 기술기업을 불러 트럼프 정부의 요구대로 중국 기업에 대한 부품 공급을 중단하면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부른 기술기업에는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와 델, 한국의 삼성과 SK하이닉스, 영국의 반도체 설계업체인 ARM 등이 포함됐다.소식통은 경고 내용에 관해서는 "기업 측에서 면담 사실에 관해서는 확인하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이야기하지 않았다"면서 "관련 사항에 대해서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소식통은 이어 한국 기업과 함께 면담 대상에 미국, 영국 기업들이 포함된 데 대해 해당 국가 공관과 소통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우리도 예의 주시하면서 소통할 것은 소통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그는 또 외교 현안으로 외국기업을 압박하는 사례가 이례적이냐고 묻자 "반덤핑 조사나 법에 따른 질의, 지방정부의 개별적인 면담 사례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번 사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그러면서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한다는 것이 우리 측의 입장"이라며 "중국 측과도 제반 현안에 대해서는 소통하고 있지만, 공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앞서 중국 상무부는 지난달 31일 자국 기업에 공급중단 조치를 하거나 자국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외국기업 등을 '신뢰할 수 없는 실체 명단'에 올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삼성 등이 미국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여 화웨이에 대한 부품 공급을 끊으면 중국 상무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외국기업 블랙리스트 제도 도입을 공표한 가운데 삼성 등 화웨이 관련 외국 기업들을 불러 면담했다는 것은 사실상 중국 편에 서라는 압박으로 해석될 수 있다"면서 "이는 미중 양자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제삼자에게 떠넘기는 행위"라고 불만을 토로했다.이처럼 파문이 커지자 중국 외교부가 진화 작업에 나섰다.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당국이 외국기업들을 불러 경고했다는 보도를 확인해달라는 연합뉴스 기자의 질문에 "외국기업을 만나 의견을 교환하는 것은 매우 정상적인 활동"이라고 해명했다.겅 대변인은 "외국기업의 중국 투자를 환영하며 대외개방의 문은 점점 더 열릴 것"이라면서 뉴욕타임스 보도에 대한 구체적인 상황은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그는 "중국은 외국기업을 위해 투자와 경영 환경을 개선하는 데 힘쓰고 있다"면서 "외국기업의 중국 투자를 환영한다"고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