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정부 규제·안전 기준 충족하면 기꺼이 거래"

중동 아랍권 국가 가운데 미국의 최대 우방국으로 꼽히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중국 통신장비 기업인 화웨이의 제품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지난 8~9일 이바라키(茨城)현 쓰쿠바에서 열린 주요 20개국·지역(G20) 무역·디지털 경제장관 회의에 참석한 압둘라 빈 아메르 알-사와하 사우디 통신정보기술장관은 교도통신 인터뷰에서 5G(5세대) 이동통신 시스템을 포함한 사우디 통신망에서 화웨이 제품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알-사와하 장관은 "사우디는 열린 시장"이라며 모든 나라의 기업을 평등하게 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화웨이 제품에 대한 정밀조사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사우디 정부의 규제 및 안전 관련 기준을 충족하면 "기꺼이 거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안보 위협을 이유로 지난달 15일 화웨이와 70개 계열사를 상대로 미국 기업의 거래를 제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은 화웨이가 정보를 빼낼 수 있는 악성 프로그램을 심은 제품을 공급한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우방국들에도 화웨이 제품을 쓰지 말라는 압력을 넣고 있다.

일본은 이런 미국 입장을 수용해 정부가 사들이는 통신장비와 5G 통신망으로는 화웨이 제품을 사실상 배제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교도통신은 알-사와하 장관의 발언에 대해 "중동에서 미국 최대 동맹국이 (미국 정책에) 동조하지 않는 자세를 보인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사우디는 9일 일본과 IT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美 우방' 사우디 정보장관 "화웨이 제품 배제 안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