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인터넷 강국' 초석 다져
"5G 등 유망산업 전폭 지원 필요"
과감한 미래투자는 비교적 이른 시간 내 열매를 맺었다.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이 2001년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세계 최초로 2G 이동통신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기술 상용화에도 성공했다. CDMA 상용화는 삼성전자, LG전자 휴대폰이 세계 강자로 올라서는 데 큰 기여를 했다.

김대중 정부 때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1990~2000년대만 해도 전략적인 예산집행을 통해 미래산업을 선도하자는 게 재정정책의 중심이었다”며 “지금은 그때보다 경쟁이 더 치열해졌는데도 미래 투자에는 소홀하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돈을 쓰려면 제대로 써야 하는데 재정정책이 표심을 얻기 위한 현금 퍼주기 복지와 단기적인 경기 부양에 치우쳐 있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현 정부는 3년 연속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지만 용돈 벌이 수준의 단기 일자리 늘리기, 사회간접자본(SOC) 공사기간 단축 등 성장동력 확충과는 거리가 먼 사업만 반복하고 있다. 정부 정책에 대한 언급에 신중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추경 등 재정 지출은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할 정도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극심한 수출 부진은 근본적으로는 그간 미래 투자를 소홀히 한 결과”라며 “5세대(5G) 이동통신, 자율주행차 등 핵심 유망산업에 대한 기술 로드맵을 만들어 체계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