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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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암 환자는 174만 명이다. 국내에서 2012~2016년 암 진단을 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은 70.6%로, 암 환자 3명 중 2명이 5년 이상 생존한다. 많은 사람이 두려워하는 암이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법을 찾아 삶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의심 증상이 생기면 일찍 병원을 찾아 치료받아야 한다. 폐암 위암 등 발생률이 높은 암은 국가건강검진 등을 통해 검진하거나 증상에 대한 인식이 높다. 하지만 환자 수가 많지 않은 암은 검진으로 찾기 어려운 데다 증상에 대한 인식도 높지 않다. 눈 주위에 생기는 안종양, 뼈나 연골 등에 생기는 골종양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질환의 증상과 치료법 등에 대해 알아봤다.

눈에 암 생기는 안종양

눈에도 암이 생긴다. 이를 안종양이라고 부르는데 환자가 많지 않아 희소암으로 분류된다. 안구 자체에 암이 생기거나 눈꺼풀과 안구 주변 조직에 생기는 암을 모두 안종양이라고 부른다. 암이 생기는 부위에 따라 망막모세포종, 맥락막흑색종, 바닥세포암, 눈물샘종양 등 다양하다. 지난해 안종양으로 국내 의료기관을 찾아 치료받은 환자는 1232명으로 환자가 많지 않다. 눈에도 암이 생긴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다.

안종양이 눈꺼풀에 생기면 다래끼 증상으로 오인해 방치하는 환자가 많다. 다래끼는 눈꺼풀 분비샘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눈꺼풀 분비샘은 눈물이 마르는 것을 막기 위한 성분을 만들어 배출한다. 눈꺼풀은 손으로 자주 만지는 데다 오염물질이 묻기 쉽다. 이 때문에 다래끼는 누구나 경험하는 질환이다. 대부분 다래끼가 생겨도 시간이 지나면 좋아진다. 불편함이 심하면 치료를 위해 연고를 바르기도 한다. 하지만 다래끼가 같은 부위에 계속 생기거나 한 번 생긴 다래끼가 잘 낫지 않는다면 피지샘암과 같은 악성 눈꺼풀 종양을 의심해봐야 한다. 조직 검사를 하면 종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눈꺼풀 주위에 갑자기 생긴 점도 마찬가지다. 안종양일 가능성이 있어 잘 살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이 점차 커지거나 색 모양 등이 달라진다면 종양일 가능성이 높다. 점의 중심 부분이 푹 파이거나 피부가 헐고 피가 나는 증상도 마찬가지다. 안과를 찾아 진료받은 뒤 조직검사를 받아야 한다.

매년 눈 검사 받아야

눈 주위에 암이 생기면 안구를 돌리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안구나 눈 주변 부위에 종양 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한다. 눈종양도 근본적인 치료는 수술이다. 안구 속에 생긴 종양이 지나치게 크고 뇌로 전이될 위험이 높다면 안구를 제거하는 수술도 한다. 조기에 발견해 눈꺼풀에만 암이 있다면 눈꺼풀의 일부만 절개해 암을 도려낸다. 주변 부위로 퍼졌거나 수술로 완벽하게 제거되지 않으면 방사선 치료를 함께한다.

장재우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부원장은 “눈꺼풀에도 암이 생긴다는 사실이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데다 눈꺼풀 종양은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며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했다. 그는 “평소 자주 눈 주위를 관찰해 이상이 생기지 않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눈 검사는 1년에 한 번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 시력, 굴절, 안압 등을 확인하고 세극등 현미경 검사, 안저검사 등을 받으면 눈에 이상이 생겼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가족 중 안종양 환자가 있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조기 검진을 받아야 한다. 안종양 환자 중에는 10세 미만 환자가 많다. 아이에게 안종양이 생기지 않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생후 3개월 시기에는 소아안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뼈나 연골에 생기는 골종양

뼈나 관절에도 암이 생긴다. 골종양이다. 팔, 다리, 골반, 척추 등 몸을 구성하는 206개 뼈 어디에나 생길 수 있다. 무릎, 어깨 관절 주변과 골반 뼈에 많이 생긴다. 남녀노소 누구나 골 종양 환자가 될 수 있지만 주로 성장기인 10대 남성 청소년 환자가 많다. 의료계에서는 성장하면서 뼈를 구성하는 세포가 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한다. 골종양은 양성종양과 악성종양으로 구분된다. 생명에 지장을 주지는 않는 양성종양 환자가 더 많다. 악성종양은 암종과 육종으로 구분된다. 육종은 뼈에 생기는 골육종, 근육·신경·혈관·지방·섬유조직 등 연부조직에 생기는 연부조직육종으로 나뉜다. 연부조직육종의 절반 정도는 팔·다리에 생긴다.

골종양이 생겨도 초기에는 거의 증상이 없다. 골절 외상 퇴행성 질환 등을 치료하다가 종양이 생겼다는 사실을 알게 돼 치료받는 환자가 많다. 종양이 생긴 부분에 혹이 만져지거나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악성종양인 골육종이 진행되면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심하고 종양이 생긴 부분이 부어오른다. 가볍게 부딪히거나 다쳐도 통증이 오래가고 심해진다. 주로 밤에 통증이 커진다. 증상이 심하면 골절로 이어지기도 한다. 골육종은 다른 뼈나 폐 등으로 전이될 위험도 크다.

이재영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연부조직육종의 대표 증상은 멍울”이라며 “단순히 근육이 뭉치거나 인대가 파열돼도 멍울이 느껴질 수 있지만 양쪽이 아닌 한쪽에만 생긴 비대칭 멍울이거나 이전에는 조그맣다가 갑자기 커진 멍울이라면 연부조직육종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연부조직육종은 초기에는 크기가 작아 통증을 느끼지 않는 환자가 많다. 하지만 신경과 혈관을 압박할 만큼 종양이 커지면 통증을 호소한다.

골종양 생겨도 절단수술은 5% 불과

눈꺼풀 주변 갑자기 생긴 점, 같은 부위에 잦은 다래끼…종양 의심을
골종양이 양성종양으로 진단되면 대부분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고 경과를 관찰한다. 양성종양이라도 통증을 호소하거나 종양 때문에 골절이 생겼다면 수술로 종양을 제거한다. 악성종양이거나 악성으로 바뀔 위험이 크다면 수술한 뒤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한다. 1980년대 이전에는 골종양이 생기면 종양이 나타난 팔이나 다리를 절단했다. 하지만 수술 치료법 등이 개발되면서 최근에는 골종양의 5% 정도만 절단수술을 한다. 대부분 암이 생긴 부위만 도려내고 팔과 다리의 기능을 최대한 살린다. 암이 퍼진 부위를 절제한 뒤 이 수술 때문에 망가진 뼈와 연골 등을 재건하는 방식이다.

이 교수는 “골종양을 치료하려면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을 해 환자 상태가 어떤지 정확하게 평가해야 한다”며 “악성종양을 단순 혹으로 판단해 수술하면 암세포가 몸 여기저기로 퍼져나갈 수 있기 때문에 골종양이 의심되면 골종양 전문의가 있는 병원을 찾아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bluesky@hankyung.com

도움말=장재우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부원장, 이재영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