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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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 세무당국이 가상화폐(암호화폐)로 벌어들인 수익에 대한 과세에 나섰다. 조세 회피를 위한 자금세탁에도 적극 대응하는 추세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호주 세무당국(ATO)은 암호화폐에 대한 과세를 시행하고 있다. 암호화폐를 재산으로 보고 투자 이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부과한다. 1년 이상 암호화폐를 보유한 뒤 판매하는 경우에는 양도소득세 50% 감면 혜택도 제공된다.

최근 호주 당국의 고민은 탈세를 위한 자금세탁행위다. 암호화폐 사이 이뤄진 거래는 추적하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해 일부 수익만 신고하고 익명성 높은 암호화폐를 활용해 자금을 해외에 숨기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 자금세탁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도 다수 운영되고 있다.

ATO는 “소득의 세부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납세자를 식별하고 엄정한 과세를 하기 위해 암호화폐 지정 서비스 공급자(DSP)로부터 대량의 자료를 받고 있다”고 최근 발표했다. 호주는 암호화폐 공급자가 규제 당국의 감독을 받도록 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등의 제3자 데이터를 통해 매매 정보를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세금을 걷어 탈세를 막겠다는 취지다.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를 활용해 자금을 은닉하는 행위도 호주, 캐나다, 네덜란드, 영국, 미국 세무 당국이 참여하는 국제 태스크포스 J5를 통해 억제하고 있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에 따르면 J5는 최근 회의에서 60건의 사례를 공유했다.

J5 회원국인 네덜란드의 재무정보조사국(FIOD)은 지난 5월 유럽형사기구와 협력해 ‘베스트믹서’ 사이트 관계자들을 체포하고 서버를 압수, 서비스를 중단시킨 바 있다. 암호화폐 자금세탁 사이트인 베스트믹서는 여러 사람 소유의 암호화폐를 섞어 출처를 확인할 수 없도록 만든다.

이와 관련해 FIOD는 “베스트믹서가 범죄활동에서 나온 자금을 세탁하는 용도로 쓰인 것을 확인했다”며 “채팅 메시지, 비트코인 지갑 주소, 접속 IP 주소 등 베스트믹서가 보유한 지난 1년 간의 모든 데이터를 수집했고 이를 다른 국가들과 공유해 분석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허브 국가로 떠오른 몰타 역시 자금세탁방지(AML) 정책 강화를 요구 받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몰타 경찰국 경제범죄 담당 직원이 충분하지 않고 암호화폐에 초점을 맞춘 효과적인 자금세탁방지 대책도 필요하다”며 경계 강화를 권고했다. 암호화폐를 활용한 탈세가 늘고 있어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본은 정부가 수집하는 암호화폐 거래소 거래 기록 범위를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암호화폐 투자 수익을 줄여서 신고하고 자금을 은닉하는 이들을 막기 위함이다.

도쿄 국세청은 암호화폐 거래소로부터 모든 고객의 1년치 거래 데이터를 받아 많은 수익을 올린 계정 목록을 작성한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소득 신고 누락을 막는다는 구상이다.

아사히 신문은 100억엔(약 1086억원)에 달하는 소득 신고 누락이 발견되며 이러한 조치가 추진되고 있다면서 ”55%에 달하는 과세 비율 때문에 탈세 시도도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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