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퇴임을 앞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4일(현지시간) 런던에서 만나 양국 간 포괄적 무역협정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문제와 관련해서는 “하루빨리 이뤄져야 할 일”이라며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빈 방문 둘째날인 이날 오후 메이 총리와 함께한 기자회견에서 “영국은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교역 상대국”이라며 “양국 간 협상을 통해 향후 무역량을 2~3배 이상 증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두 국가 사이에는 대단한 파트너십이 존재한다”며 “좋은 양자 무역협정을 통해 이를 더 강화할 것”이라고 답했다.

두 정상은 이날 오전 양국 간 경제 협력을 주제로 이뤄진 조찬간담회를 함께 주재하면서 현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했다. 이후 영국 총리 관저로 자리를 옮겨 회담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국가 간 무역협상 논의를 비롯해 이란 핵 문제 등 여러 국제적 사안에 관해 깊은 대화를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렉시트에 대한 의견을 묻는 말에 “이뤄져야 하며, 이뤄질 것이라 믿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영국은 지금보다 훨씬 나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며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뜻을 밝혔다. 영국의 중국 화웨이 제재 동참 문제에 대해서는 “(영국과 미국) 양국 간에는 매우 강한 정보동맹이 자리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오늘 의견을 나눴으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작성한 대서양 헌장 초안 복사본을 선물할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대서양 헌장은 1941년 8월 당시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와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이 대서양에서 만나 전후 건설할 세계 질서의 기본 방향을 의논한 뒤 작성한 문서다. 이후 유엔 설립의 기초가 됐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멸하는 다자주의의 중요성과 규칙에 기초한 세계 질서를 강조하기 위해 메이 총리가 주는 이별 선물”이라고 전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