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기생충' 스틸
/사진=영화 '기생충' 스틸
'기생충'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에 이어 개봉 5일 만에 순익분기점을 돌파해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일각에선 상영 등급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5월 30일 개봉한 '기생충'은 개봉 첫 주 주말에 300만 관객을 동원했고, 지난 3일까지 누적관객수 74만9373명을 기록하며 순익분기점 370만 명을 돌파했다. "예술 영화는 재미가 없다", "흥행에 실패한다"는 우려 없이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잡았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하지만 칸 영화제 수상작을 아이들과 함께 보려고 극장을 찾았던 부모들을 중심으로 "'기생충'이 정말 15세 관람가가 맞냐"는 반응들이 터져나왔다. 진한 베드신과 다소 잔인한 살해 장면 등이 스크린을 통해 선보여지면서 "청소년이 보기엔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는 지난 4월 1일 '기생충'의 관람등급을 발표하면서 "주제, 내용, 대사, 영상 표현에 있어 해당 연령층에서 습득한 지식과 경험으로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것을 제한적이지만 자극적이지 않게 표현한 수준"이라며 15세 이상 관람가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15세 이상 관람가는 '만 15세 이상의 사람이 관람할 수 있는 영상물로, 등급분류 기준 7가지(주제, 선정성, 폭력성, 대사, 공포, 약물, 모방위험) 고려요소가 지속적이고 구체적으로 표현되지 않은 작품'을 뜻한다. 영등위는 '기생충'과 관련해 약물은 '보통', 나머지 6가지 기준에 대해서는 '다소 높음'이라고 판단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기생충' 등급 분류/사진=영상물등급위원회
영상물등급위원회 '기생충' 등급 분류/사진=영상물등급위원회
관객들의 의견이 분분한 선정성의 경우 해당 요소가 있더라도 지속적이거나 구체적으로 등장하지 않는다면 15세 관람가가 가능하다. 영등위는 이에 대해 '노출된 하반신의 접촉이 구체적으로 묘사되지 않은 것', '성적 행위를 나타내는 장면이 있으나 이를 간접적으로 표현하거나 간결하게 한 것', '성적 애무나 성행위는 옷을 착용한 상태라고 하더라도 간결하고 짧게 표현된 것'을 예시로 제시했다.

폭력성 역시 지속적이고 구체적이지 않다면 15세 관람가가 가능하다. 영등위가 소개한 예시 역시 '신체부위, 도구 등을 이용한 물리적 폭력과 학대, 살상 등이 지속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것', '상해, 유혈, 신체훼손 등이 지속적, 직접적으로 표현되지 않은 것', '폭력적인 느낌을 주는 음향, 시각 효과 등이 사실적, 자극적, 지속적이지 않은 것' 등 구체적이고 지속적이지 않을 것을 강조했다.
/사진=영화 '기생충' 스틸
/사진=영화 '기생충' 스틸
'기생충'은 문제의 장면들이 간결하고 짧게 표현됐다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15세 관람가를 받았다는 해석이다. 봉준호 감독 역시 "'기생충'은 카메라가 선을 많이 넘는 영화"라며 "해당 장면은 사생활을 드러내며, 야한 듯 야하지 않은 분위기로 연출하려 노력했다"면서 논란의 여지를 미리 예측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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