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O·WFP의 예상 부족량은 다소 많지만 '식량 부족'은 맞다"

북한이 올해 100만t가량의 식량 부족을 겪을 것이며, 주민들의 식량 소요량을 줄인다고 해도 최소한 2개월분의 공백이 발생한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북한 농업·식량 전문가인 권태진 GS&J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은 31일 평화문제연구소 주최로 서울 중구 세종호텔에서 열린 제26차 통일한국포럼 발표문에서 "북한의 금년 식량 부족량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의견이 엇갈리나, 최근 10년 내 식량난이 가장 심각하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3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은 공동 조사 보고서에서 올해(2018년 11월∼2019년 10월) 북한에 곡물 136만t이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근 북한 시장(장마당)에서 쌀값이 하락했다는 추정을 근거로 식량난이 실제로는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권 원장은 이와 관련, FAO·WFP의 보고서에서 예상 부족량이 다소 과대평가되기는 했다면서도 "금년도 북한의 식량 부족량은 90∼100만t 정도"라며 '식량 부족' 자체에는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를 들면 FAO·WFP 보고서는 북한이 곡물 생산을 금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15도 이상의 경사지'를 재배 면적에서 제외해 생산량을 적게 잡았지만, 북한에서 여전히 경사지 경작이 이뤄지고 있는 등의 현실을 반영한다고 해도 곡물 생산량은 수요량보다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FAO·WFP 보고서가 '수확 후 손실' 등을 고려해 곡물 수요량을 약간 높게 예측하기도 했지만, 그것이 '식량 부족'이라는 결론을 바꾸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90∼100만t의 식량 부족 상황에서 수급을 줄이더라도 50만t 정도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북한 전체 주민의 1일 식량 소요량은 1만t이므로 최소 2달치 식량이 부족한 셈"이라며 "국제사회의 지원이 절실하다"라고 덧붙였다.
전문가 "北, 올해 식량 100만t 부족…수급 줄여도 2달치 부족"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