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지샷 셋업 비법이요?…엉덩이·무릎부터 2~3㎝만 옆으로 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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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3국 투어 챔프 김영의 달콤한 골프
(18) '내 손처럼 다루는' 웨지 - (상) 셋업
(18) '내 손처럼 다루는' 웨지 - (상) 셋업
얼마 전 재미동포 케빈 나(나상욱)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우승한 뒤 딸과 만삭의 아내를 부둥켜안고 기쁨을 나누던 모습은 가슴 뭉클한 감동이었습니다. 첫 승을 거두는 데 8년이나 걸렸는데, 가족을 이룬 후엔 3년 만에 2승을 올렸죠. 무엇이 ‘입스(yips)’와 ‘슬로 플레이’로 흔들리던 그를 변화케 했는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그 스스로도 “안정감과 자신감을 얻었다. 가슴이 뻥 뚫린 것 같다”고 했죠. 가족의 힘, 사랑의 힘이 아닐까요.
웨지, 자유롭게 쓰려면 셋업부터 바꿔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나이’가 된 케빈 나의 가장 큰 장점은 웨지를 자유자재로 다룬다는 겁니다. 여덟 살 때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마치 ‘놀이’처럼 잔디코스의 어려운 곳만 골라 공을 굴리고 다니며 하루 종일 골프 연습한 날이 많았다고 하네요. 그린피가 비싼 한국에선 엄두도 내기 힘든 일이죠. 웨지샷을 잘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연습량 외에 갖춰야 할 게 많다는 얘기가 그래서 나오는가 봅니다.
연습량이 부족한 아마추어 골퍼들도 ‘개념’만 제대로 잡으면 1~2주 정도 짧은 기간에 집중 연습을 통해 5타 정도, 아니 그 이상도 줄일 수 있는 게 웨지샷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마치 손으로 공을 다루는 것 같은 ‘핸드웨지’까지는 못 만들겠지만 말이죠. 특히 셋업만 제대로 해도 90%는 굿샷을 예약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에요.
셋업의 첫 단계인 ‘오픈 스탠스’부터 제대로 해야 합니다. 많은 분이 클럽이 잘 빠져나가도록 왼발을 열라고 하니까 너무 많이 열고 서서 왼쪽으로 당겨 치거나 깎아 친다는 게 문제입니다. 또 ‘체중은 왼발’이라고 강조하니까 머리를 포함한 몸 전체가 ‘피사의 사탑’처럼 왼쪽으로 넘어질 듯 기울어 뒤땅을 치거나 퍼올리는 샷이 나오는 것도 정말 흔하고요. 공을 오른발 새끼발가락 선보다 훨씬 더 오른쪽에 놓고(뒤땅이나 토핑을 낼까봐 무서워서) 팔과 손목으로 톡톡 찍어 치는 분도 많죠. 웨지 고유의 바운스와 로프트각을 활용하지 못해 결국 미스샷이 나올 확률이 높은 비정상샷입니다. 날카로운 리딩에지가 땅부터 파고들어가 뒤땅을 치는 일이 많고, 제대로 잘 맞아도 스핀양이 너무 많이 걸려 거리가 일정하지 않는 등의 낭패를 보기 십상입니다. 몸통을 ‘C자’처럼 잔뜩 웅크려 스윙축을 흔들리게 하거나, 그립을 앞으로 너무 내밀어 스윙을 통제하기 어려운 어드레스를 하는 분도 꽤 많습니다.
‘2·3룰’ 꼭 기억하세요
30m 안팎의 웨지 어프로치를 잘 하려면 발을 적게 벌리고 적게 여는 게 유리합니다. 당연한 것 같지만 의외로 많이 열고 많이 벌리는 분이 꽤 있습니다. 이러면 부드럽고 리드미컬한 웨지스윙을 하기 어렵게 됩니다. 저는 왼발을 타깃 쪽으로 2~3㎝ 연 뒤 발뒤꿈치 쪽으로 역시 2~3㎝ 뺍니다. 거의 ‘여는 둥 마는 둥’ 하는 수준이죠. 이 정도로만 해도 충분히 정확한 스윙을 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이 ‘체중 왼발에 싣기’인데요, 쉽게 하는 요령은 머리를 제자리에 둔 채 왼쪽 엉덩이만 2~3㎝ 정도 왼쪽 타깃 쪽으로 밀어 넣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오른 무릎을 왼쪽으로 가깝게 붙이는 동작입니다. 무게중심을 아래쪽으로 낮추려면 무릎도 충분히 굽혀야 하죠. 이렇게 되면 체중 싣기는 물론 그립 잡은 손이 공보다 타깃 쪽에 2~3㎝ 더 앞에 있는 ‘핸드퍼스트’도 쉬워집니다.
사실 이런 ‘셋업 리셋’보다 더 중요한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내 ‘타수 수준’에 맞는 웨지 로프트각 선택입니다. 로프트각이 높은 웨지는 ‘중고수’급인 80대 타수 이하가 비교적 다루기 쉬운데, “다들 56도(혹은 58도)로 하니까 나도 그걸로 한다”는 분이 많더라고요. 초급자와 입문자들은 44도 안팎으로 각도가 낮은 피칭웨지가 오히려 짧은 어프로치샷에 유리합니다.
마지막으로 ‘비밀병기는 한 개부터’입니다. 한 개의 클럽으로 원리를 터득하면 사실 다른 클럽으로 확장해 응용하는 건 시간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골프는 실수를 줄여 나갈 때 더 좋은 결과를 얻습니다.
김영 < 골프 인스트럭터·방송해설가 >
웨지, 자유롭게 쓰려면 셋업부터 바꿔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나이’가 된 케빈 나의 가장 큰 장점은 웨지를 자유자재로 다룬다는 겁니다. 여덟 살 때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마치 ‘놀이’처럼 잔디코스의 어려운 곳만 골라 공을 굴리고 다니며 하루 종일 골프 연습한 날이 많았다고 하네요. 그린피가 비싼 한국에선 엄두도 내기 힘든 일이죠. 웨지샷을 잘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연습량 외에 갖춰야 할 게 많다는 얘기가 그래서 나오는가 봅니다.
연습량이 부족한 아마추어 골퍼들도 ‘개념’만 제대로 잡으면 1~2주 정도 짧은 기간에 집중 연습을 통해 5타 정도, 아니 그 이상도 줄일 수 있는 게 웨지샷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마치 손으로 공을 다루는 것 같은 ‘핸드웨지’까지는 못 만들겠지만 말이죠. 특히 셋업만 제대로 해도 90%는 굿샷을 예약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에요.
셋업의 첫 단계인 ‘오픈 스탠스’부터 제대로 해야 합니다. 많은 분이 클럽이 잘 빠져나가도록 왼발을 열라고 하니까 너무 많이 열고 서서 왼쪽으로 당겨 치거나 깎아 친다는 게 문제입니다. 또 ‘체중은 왼발’이라고 강조하니까 머리를 포함한 몸 전체가 ‘피사의 사탑’처럼 왼쪽으로 넘어질 듯 기울어 뒤땅을 치거나 퍼올리는 샷이 나오는 것도 정말 흔하고요. 공을 오른발 새끼발가락 선보다 훨씬 더 오른쪽에 놓고(뒤땅이나 토핑을 낼까봐 무서워서) 팔과 손목으로 톡톡 찍어 치는 분도 많죠. 웨지 고유의 바운스와 로프트각을 활용하지 못해 결국 미스샷이 나올 확률이 높은 비정상샷입니다. 날카로운 리딩에지가 땅부터 파고들어가 뒤땅을 치는 일이 많고, 제대로 잘 맞아도 스핀양이 너무 많이 걸려 거리가 일정하지 않는 등의 낭패를 보기 십상입니다. 몸통을 ‘C자’처럼 잔뜩 웅크려 스윙축을 흔들리게 하거나, 그립을 앞으로 너무 내밀어 스윙을 통제하기 어려운 어드레스를 하는 분도 꽤 많습니다.
‘2·3룰’ 꼭 기억하세요
30m 안팎의 웨지 어프로치를 잘 하려면 발을 적게 벌리고 적게 여는 게 유리합니다. 당연한 것 같지만 의외로 많이 열고 많이 벌리는 분이 꽤 있습니다. 이러면 부드럽고 리드미컬한 웨지스윙을 하기 어렵게 됩니다. 저는 왼발을 타깃 쪽으로 2~3㎝ 연 뒤 발뒤꿈치 쪽으로 역시 2~3㎝ 뺍니다. 거의 ‘여는 둥 마는 둥’ 하는 수준이죠. 이 정도로만 해도 충분히 정확한 스윙을 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이 ‘체중 왼발에 싣기’인데요, 쉽게 하는 요령은 머리를 제자리에 둔 채 왼쪽 엉덩이만 2~3㎝ 정도 왼쪽 타깃 쪽으로 밀어 넣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오른 무릎을 왼쪽으로 가깝게 붙이는 동작입니다. 무게중심을 아래쪽으로 낮추려면 무릎도 충분히 굽혀야 하죠. 이렇게 되면 체중 싣기는 물론 그립 잡은 손이 공보다 타깃 쪽에 2~3㎝ 더 앞에 있는 ‘핸드퍼스트’도 쉬워집니다.
사실 이런 ‘셋업 리셋’보다 더 중요한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내 ‘타수 수준’에 맞는 웨지 로프트각 선택입니다. 로프트각이 높은 웨지는 ‘중고수’급인 80대 타수 이하가 비교적 다루기 쉬운데, “다들 56도(혹은 58도)로 하니까 나도 그걸로 한다”는 분이 많더라고요. 초급자와 입문자들은 44도 안팎으로 각도가 낮은 피칭웨지가 오히려 짧은 어프로치샷에 유리합니다.
마지막으로 ‘비밀병기는 한 개부터’입니다. 한 개의 클럽으로 원리를 터득하면 사실 다른 클럽으로 확장해 응용하는 건 시간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골프는 실수를 줄여 나갈 때 더 좋은 결과를 얻습니다.
김영 < 골프 인스트럭터·방송해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