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가고 찢어지고' 폭격 맞은 듯한 강릉 수소탱크 폭발현장
23일 오후 6시 22분께 수소탱크 폭발사고가 발생한 강원 강릉시 대전동 강릉과학산업단지 내 강원테크노파크 강릉벤처 공장은 폭격 맞은 듯 처참했다.
3개의 수소탱크 가운데 하나는 폭발로 완전히 날아갔고, 나머지 2개는 두께가 1.5㎝가량 되는 측면이 심하게 터졌다.
인근에 있던 신소재 사업단 건물의 유리창도 폭발 충격으로 대부분 파손됐다.
당시 신소재 사업단 건물 2층에서 퇴근 준비 중이던 이관우(28)씨는 "100여m 떨어진 맞은편 건물에서 '쾅∼'하는 무지막지한 굉음이 들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폭발 충격으로 조립식 패널로 지어진 건물 벽체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찢어졌다"며 "순간 '우리 건물도 무너져 이제 꼼짝없이 죽는구나'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고 말했다. 이씨는 "당시 건물에는 퇴근 준비 중이던 동료 20∼30명이 있었는데 모두 같은 생각이었다"며 "5층 건물의 모든 유리창이 파손될 정도의 큰 폭발사고를 눈앞에서 겪다 보니 아직도 심장이 떨려 좀처럼 진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모(56)씨는 "당시 사고현장과 멀리 떨어진 시청에 있는데 과학단지 쪽에서 갑자기 뿌연 연기가 솟아오른 뒤 잠시 후 '펑'하는 소리가 나 전쟁이 난 줄 알았다"고 전했다.
시민 김모(교동)씨도 "건물이 심하게 흔들려 혹시 이번에도 지진이 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수소탱크가 폭격 맞은 듯 처지면서 일각에서는 부실시공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강릉시의회 A 의원은 "강원도가 발주한 사업인데 탱크는 준공도 안 된 상태에서 터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사고로 권모(37)씨 등 2명이 숨지고, 김모(43)씨 등 6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자들은 타 지역 벤처기업인과 인솔자들로 이날 세미나를 마치고 견학을 위해 이동하던 중 폭발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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