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3' 테슬라 홈페이지 캡처
'모델3' 테슬라 홈페이지 캡처
'테슬라 저격수'가 다시 한 번 일론 머스크(테슬라 CEO)에게 총구를 겨눴다.

모건스탠리의 애널리스트(기업분석가) 아담 조나스(Adam Jonas)는 두 달여 만에 투자보고서를 통해 작심한 듯 테슬라를 비판했다. 그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면 주당 200달러인 현 주가가 20분의 1 토막 수준인 10달러를 밑돌 수 있다"라고 했다. 중국 시장에서 매출이 확 줄어들 수 있다는 게 최악의 시나리오다.

월가(Wall Street)의 이러한 시선은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를 더욱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불과 두 달 전 머스크가 보급형 세단 '모델3'를 내놓고 판매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시기여서다. 보급형 모델3의 가격은 3만5000달러(약 3930만원)로, 2017년 첫 출시 당시 가격(4만9000달러)보다 30%가량 저렴해진 것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시에서 테슬라의 주가는 날마다 곤두박질치고 있다. 테슬라는 전날에도 2016년 12월 초 이후 처음으로 주당 200달러(종가 기준)를 하향 돌파했다.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해 하반기에만 해도 주당 370~380달러 수준을 오갔다. 올해 들어서 주가 그래프의 하향 곡선이 가파른데 연초 대비 40%가량 빠졌다. 직전 고점(377달러) 대비로는 반토막이 난 셈이다.

테슬라는 5월 들어서도 단 6거래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빠졌다. 특히 '소유'가 아닌 공유의 시대를 대표하는 '승차 공유' 기업인 우버와 리프트의 상장 직후부터 테슬라의 주가 하락 폭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여기에 미중 무역 갈등이 재점화되면서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까지 '주가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차(車)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나스닥 100 주식 가운데 애널리스트의 평가가 가장 낮은 주식으로 전락했다. 이 가운데 모건스탠리가 맨 앞에서 테슬라를 저격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모건스탠리의 애널리스트 아담 조나스 등은 21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한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97달러에서 10달러로 90%가량 낮춘다"고 했다. 전기차 보조금 축소로 수요가 줄고 있는 데다 중국 시장 판매량이 중국과 관세 전쟁으로 기존 예상치의 절반 수준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테슬라는 중국에서 생산공장을 짓고 있는 중이다. 테슬라는 지난 1분기에만 6만3000대를 팔았는데 7억210만달러의 손실을 냈다.

아덤 조나스는 "중국 시장에서의 변동성이 너무 큰 상황이어서 중국 내 예상 판매량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가정을 최악의 시나리오에 넣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모건스탠리는 정상적인 시나리오에서의 목표주가로 230달러를 그대로 유지했다.

아담 조나스는 3월 초에도 머스크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한 바 있다.

머스크는 당시 "3년 전 고객과 약속한 대로 모델3 스탠더드형을 3만5000달러에 팔겠다"면서 "오프라인 매장이 아닌 온라인(인터넷·모바일)에서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용을 아껴 차값을 낮췄다는 것인데 전체적으로 평균 약 5~6% 저렴해진다고 강조했었다.

테슬라는 100년간 이어진 제 3자 딜러십 체제에 반기를 들고 자체적으로 매장 378곳(서비스센터 포함)을 운영해왔다. 이들 매장까지 없앤다는 게 머스크의 결정이었다. '쇼룸' 형태로 일부 매장만 남게 된다. 비싼 거래 구조를 띠던 영업(매장·딜러)분야까지 수술대에 올린 것이다.

하지만 월가는 머스크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올 1분기(1~3월)에 수익이 없고, 다시 분기 적자로 돌아설 것이란 이야기"라고 혹평했다. 가격을 낮춘 탓에 수익을 낼 수 없다는 우려가 지배적이었다.

아담 조나스는 특히 "1분기 판매량의 부진을 다소 안정화시킬 수 있겠지만, 영업마진 등 독보적인 브랜드로서 누릴 수 있는 기회가 날아가버려 향후 주가에는 호재보다 악재가 더 많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모건스탠리는 2010년 테슬라 기업공개(IPO) 시 주간사 은행 중 하나다. 사실상 월가의 테슬라 지지 그룹 멤버가 작정하고 등을 돌리고 있어 테슬라와 머스크에겐 더욱 치명적인 상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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