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내시경 위한 '장 세정제' 이젠 알약으로 먹는다
대장암은 양성 종양인 선종이 5~15년에 걸쳐 서서히 악성으로 변하면서 생기는 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조기 발견해 선종을 제거하면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으면 대장암 위험을 90% 줄일 수 있어 50세부터는 5~10년마다 대장 내시경 검사를 하는 게 좋다. 가족력이 있다면 조금 더 일찍 검사해야 한다.

대장 내시경 검사는 ‘시작이 반’이다. 검사 전 준비 과정이 여간 힘든 게 아니기 때문이다. 전날 밤 꼬박 금식을 하고 2~4L나 되는 장 세정제를 마셔야 한다. 구역감을 일으키는 장 세정제의 불쾌한 맛과 불편한 복용법, 밤새 이어지는 설사로 잠도 자기 힘들다. 많은 사람이 내시경 검사가 필요한 줄 알면서도 검사를 꺼리는 이유다.

지난해 국립암센터가 실시한 ‘암 검진 수검행태 조사’에 따르면 대장암 검진을 받지 않는 이유로 ‘검사 과정이 힘들어서’라는 응답이 다른 암종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높게 나왔다.

한국팜비오는 최근 세계 최초의 OSS(경구용 황산염 액제) 복합 개량신약 오라팡정을 출시했다. OSS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저용량 장 정결제 성분이다. 안전성과 장 정결도가 우수해 지난해 미국 시장 점유율 66.1%를 차지했다.

오라팡정은 OSS를 알약으로 바꿔 맛으로 인한 복용의 불편함을 개선했다. 장내 거품을 제거하는 시메치콘 성분도 들어 있어 별도의 거품 제거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된다. 오라팡정은 서울대병원, 경희대병원, 고려대 안암병원 등 국내 8개 종합병원에서 200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했다. 그 결과 95% 이상의 우수한 장 정결도와 오심 구토 등 부작용이 기존 약물보다 크게 개선된 사실이 확인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오라팡정을 개량신약으로 인정했다.

복용 방법은 다음과 같다. 성인 기준 검사 전날 이른 저녁에 약 14정을 물 425mL와 함께 복용하고 그 후 1시간 동안 물 425mL를 두 차례 더 마신다. 검사 당일 오전에 추가로 약 14정을 물 425mL와 함께 복용하고 그 후 1시간 동안 물 425mL를 두 번 마시면 된다.

변정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대장 내시경에 사용하는 장 정결제를 선택할 때 환자 복용 순응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오라팡정은 약물 복용으로 인한 고통을 최대한 줄이면서 대장 내시경 검사를 준비할 수 있는 유용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