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설립된 중국의 모바일 헬스케어 기업 DXY는 온라인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전체 의사의 70%에 달하는 200여만 명이 이 회사에 소속돼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유료로 환자를 상담해준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3000만 명이 넘는다. 시민단체와 의사단체 등의 반대로 19년째 시범서비스에 머물고 있는 한국과는 딴판이다.

한국에선 원격의료 불법인데…중국 온라인병원 고객 3000만명
중국 정부는 2016년 원격의료를 전면 허용했다. 이후 알리바바, 텐센트 등 주요 정보기술(IT) 기업이 뛰어들어 혁신적인 헬스케어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알리바바는 원격으로 약사와 상담하고 의약품을 배송받을 수 있는 온라인 약국인 ‘미래약국’을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다.

헬스케어업체 핑안하오이성이 지난해 6월 선보인 무인 진료소인 ‘1분 진료소’는 의료용 인공지능(AI)과 스마트 약품 자판기로 구성됐다. 3㎡ 넓이의 진찰실에서 환자가 AI에게 증상을 말하면 원격지에 있는 의사가 추가 문진해 진단을 내리고 약을 추천한다. 장쑤성 등 일부 지역에서는 자판기에서 약을 바로 구매하거나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약을 주문하면 1시간 안에 집으로 배달된다.

의사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프랑스는 2년 전 그 해결책으로 원격의료 카드를 꺼내들었다. 원격의료를 합법화한 뒤 내년까지 노인복지시설과 의사가 부족한 지역에 원격진단 장비를 설치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또 지난해부터 원격의료에 보험을 적용하고 있다. 원격의료 시장이 열리자 원격의료 캐비닛(환자가 들어가 원격 진찰을 받을 수 있는 부스)을 개발한 H4D 등 관련 기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도 원격의료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환자가 증상을 입력한 뒤 의사를 선택하면 영상통화로 진찰받을 수 있는 스마트폰 원격 진료 앱 ‘할로닥’은 인도네시아에서만 200만 명이 사용하고 있다. 의약품 처방과 구입, 배달까지 가능하다. 인도 태국 싱가포르 등에서는 링엠디, 닥터애니웨어 등 다양한 원격의료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핀란드는 노인 환자의 건강을 관리하는 데 원격의료를 활용하고 있다. 보건소 간호사가 화상통화로 환자의 생활습관, 몸 상태, 복용 여부 등을 확인한다. 헬싱키시는 2014년부터 만성질환자와 고령자에게 원격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매년 118억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