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PiCK] 신전떡볶이 vs 엽기떡볶이…매운맛 떡볶이 지존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기술과 오랫동안 선택 받을 수 있는 제품 개발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최근과 같은 소비자 우위 시대에는 기업들의 소통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경영 능력의 요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컨슈머 PiCK]은 기업과 소비자 간 소통의 창구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생각과 경험을 공유해주세요.
떡볶이는 원래 설 등 명절에 먹던 별식(別食)으로, 조선시대 궁중에서 가래떡을 잘라 간장과 기름을 넣고 볶아 먹은 것이 시초로 알려져 있다. 그러던 떡볶이가 본격적으로 '길거리 음식'이 된 것은 한국전쟁 이후다. 과거 궁중떡볶이는 소고기, 버섯 등 고급 재료가 포함됐던 것과 달리 서민들이 간장에 기름을 둘러 가래떡만 간소하게 볶아 먹으면서 대중화 되기 시작했다.
1980년대 이후의 떡볶이는 고춧가루를 양념으로 쓰는 매운 맛 떡볶이다. 과거 떡볶이의 모습을 아직 간직하고 있는 전통시장에 가보면 오히려 간장이나 기름을 기본 양념으로 하는 떡볶이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떡볶이의 시작이 간장 양념이라서다. 그러다가 1990년대 이후부터는 아예 양념으로 고춧가루 대신 고추장을 쓰면서 맵고 달달한 맛이 떡볶이의 대표적인 맛으로 인식되고 있다. ◆'후추'에 기반을 둔 '신전떡볶이'
1999년 대구에서 사업을 시작한 프랜차이즈 업체 신전떡볶이는 현재 매장수 약 640개로 국내 떡볶이 프랜차이즈 중 가장 많은 매장수를 보유하고 있다. 2008년 서울로 진출한 뒤 '아딸(현 감탄떡볶이)', '죠스', '국대' 등 서울 유명 업체들을 모두 제치고 지난해 말 1위에 올라섰다.
신전떡볶이는 2008년 처음 서울 진출을 시도했다. 대구와 경북 등에서 100개 매장을 낸 여세를 몰아 서울까지 내달렸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당시에는 전국구 떡볶이 브랜드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져 매장을 확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신전떡볶이보다 늦게 창업했지만 이미 수도권에 자리를 잡고 있던 아딸(2003년), 죠스(2007년), 국대(2010년) 등에 밀렸다. 소비자들은 단맛에 기초한 매운 맛(죠스), 푸짐한 국물(국대), 다양한 튀김류(아딸) 등 1세대 떡볶이 프랜차이즈들에 익숙해져 있었다. 서울 진출은 실패했다.
2015년을 기점으로 이런 브랜드가 식상해지기 시작했다. 기존 강자들의 가맹점 수는 줄기 시작했다. 신전떡볶이는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맛'을 무기로 다시 서울 진출을 시도했다. 본격적으로 매장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인기 비결은 후추에 기반을 둔 매운맛이다. 신전떡볶이 관계자는 "다른 떡볶이와 차별화하기 위해 몇 년간 소스를 개발했다"며 "소비자들이 신전떡볶이를 매장에서만 맛볼 수 있도록 온라인 등 다른 방법을 통한 유통을 철저히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는 후추가 들어간 매운맛 떡볶이로 이미 유명한 지역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추장과 고춧가루 등 일반적인 방법으로 매운맛을 내는 다른 지역과 달리 대구는 1970년대 신천시장을 중심으로 후추를 조리법으로 쓰는 떡볶이가 생겨나 나름대로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지역 소비자들에게는 익숙한 맛이 서울 지역 소비자들에겐 신선하게 다가간 셈이다.
가격은 1인분에 3000원이며 매운맛 조절이 가능하다. 대구 신천시장에서 떡볶이 양념에 튀김과 만두를 섞어 먹던 문화에 영향을 받아 튀김, 김말이, 참치마요컵밥 등 부가 메뉴들도 인기가 많다.
◆ 기본에 충실한 '동대문 엽기떡볶이'
서울지역 매운맛 떡볶이의 시초로 꼽히는 '동대문 엽기떡볶이'는 원래 2002년 동대문 중앙시장에서 '땡초 불닭발'로 입소문을 탄 업체다. 어느새부턴가 불닭발 메뉴보다 떡볶이 매출이 더 많이 나오면서 지금은 떡볶이를 파는 업체로 변신을 했다. 동대문 엽기떡볶이의 정식 명칭이 '불닭발땡초동대문엽기떡볶이'인 이유다.
단순한 매운맛이 아닌 맛있게 매운맛을 내는 특제 소스를 개발해 입소문을 타면서 사람들이 몰렸다. 처음엔 대표의 주변 지인들이 가맹점을 하나씩 열기 시작해, 현재 499개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신전떡볶이가 '후추'라는 개성이 들어간 매운맛이라면 엽기떡볶이는 기본에 충실한 매운맛이라는 평가가 중론을 이룬다. 추가 토핑을 넣지 않는다면 떡볶이 위에 치즈를 뿌려주는 게 전부다. 신전떡볶이에 비해 고추장 맛이 강하다는 게 소비자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엽기떡볶이의 인기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10대'와 '배달'이다. 과거 학교 앞에서 떡볶이를 팔던 분식집이 대부분 사라지고 이를 대체하는 곳이 엽기떡볶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최근 20대 사이에서 매운맛은 '마라탕'으로 소비되지만 10대들 사이에선 그 자리를 '엽떡'이 차지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떡볶이 업체 중 비교적 처음으로 배달앱 시장을 공략한 곳도 엽기떡볶이다.
가격은 신전떡볶이에 비해 비싼 편이다. 기본적으로 1인분을 팔지 않는다. 2인분 메뉴인 '2인엽떡' 가격은 9000원이다. 애초 불닭발 소스를 만들던 곳이라 이를 활용해 떡볶이 외에도 엽기오뎅 등의 메뉴도 인기가 많다.
후추에 기반을 둔 '신전떡볶이'와 기본적이 매운맛을 강조한 '동대문 엽기떡볶이'. 대한민국 대표 매운 맛 떡볶이 호칭은 어떤 제품에 더 어울릴까요. <한경닷컴> 홈페이지에서 투표가 진행 중입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1980년대 이후의 떡볶이는 고춧가루를 양념으로 쓰는 매운 맛 떡볶이다. 과거 떡볶이의 모습을 아직 간직하고 있는 전통시장에 가보면 오히려 간장이나 기름을 기본 양념으로 하는 떡볶이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떡볶이의 시작이 간장 양념이라서다. 그러다가 1990년대 이후부터는 아예 양념으로 고춧가루 대신 고추장을 쓰면서 맵고 달달한 맛이 떡볶이의 대표적인 맛으로 인식되고 있다. ◆'후추'에 기반을 둔 '신전떡볶이'
1999년 대구에서 사업을 시작한 프랜차이즈 업체 신전떡볶이는 현재 매장수 약 640개로 국내 떡볶이 프랜차이즈 중 가장 많은 매장수를 보유하고 있다. 2008년 서울로 진출한 뒤 '아딸(현 감탄떡볶이)', '죠스', '국대' 등 서울 유명 업체들을 모두 제치고 지난해 말 1위에 올라섰다.
신전떡볶이는 2008년 처음 서울 진출을 시도했다. 대구와 경북 등에서 100개 매장을 낸 여세를 몰아 서울까지 내달렸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당시에는 전국구 떡볶이 브랜드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져 매장을 확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신전떡볶이보다 늦게 창업했지만 이미 수도권에 자리를 잡고 있던 아딸(2003년), 죠스(2007년), 국대(2010년) 등에 밀렸다. 소비자들은 단맛에 기초한 매운 맛(죠스), 푸짐한 국물(국대), 다양한 튀김류(아딸) 등 1세대 떡볶이 프랜차이즈들에 익숙해져 있었다. 서울 진출은 실패했다.
2015년을 기점으로 이런 브랜드가 식상해지기 시작했다. 기존 강자들의 가맹점 수는 줄기 시작했다. 신전떡볶이는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맛'을 무기로 다시 서울 진출을 시도했다. 본격적으로 매장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인기 비결은 후추에 기반을 둔 매운맛이다. 신전떡볶이 관계자는 "다른 떡볶이와 차별화하기 위해 몇 년간 소스를 개발했다"며 "소비자들이 신전떡볶이를 매장에서만 맛볼 수 있도록 온라인 등 다른 방법을 통한 유통을 철저히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는 후추가 들어간 매운맛 떡볶이로 이미 유명한 지역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추장과 고춧가루 등 일반적인 방법으로 매운맛을 내는 다른 지역과 달리 대구는 1970년대 신천시장을 중심으로 후추를 조리법으로 쓰는 떡볶이가 생겨나 나름대로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지역 소비자들에게는 익숙한 맛이 서울 지역 소비자들에겐 신선하게 다가간 셈이다.
가격은 1인분에 3000원이며 매운맛 조절이 가능하다. 대구 신천시장에서 떡볶이 양념에 튀김과 만두를 섞어 먹던 문화에 영향을 받아 튀김, 김말이, 참치마요컵밥 등 부가 메뉴들도 인기가 많다.
◆ 기본에 충실한 '동대문 엽기떡볶이'
서울지역 매운맛 떡볶이의 시초로 꼽히는 '동대문 엽기떡볶이'는 원래 2002년 동대문 중앙시장에서 '땡초 불닭발'로 입소문을 탄 업체다. 어느새부턴가 불닭발 메뉴보다 떡볶이 매출이 더 많이 나오면서 지금은 떡볶이를 파는 업체로 변신을 했다. 동대문 엽기떡볶이의 정식 명칭이 '불닭발땡초동대문엽기떡볶이'인 이유다.
단순한 매운맛이 아닌 맛있게 매운맛을 내는 특제 소스를 개발해 입소문을 타면서 사람들이 몰렸다. 처음엔 대표의 주변 지인들이 가맹점을 하나씩 열기 시작해, 현재 499개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신전떡볶이가 '후추'라는 개성이 들어간 매운맛이라면 엽기떡볶이는 기본에 충실한 매운맛이라는 평가가 중론을 이룬다. 추가 토핑을 넣지 않는다면 떡볶이 위에 치즈를 뿌려주는 게 전부다. 신전떡볶이에 비해 고추장 맛이 강하다는 게 소비자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엽기떡볶이의 인기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10대'와 '배달'이다. 과거 학교 앞에서 떡볶이를 팔던 분식집이 대부분 사라지고 이를 대체하는 곳이 엽기떡볶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최근 20대 사이에서 매운맛은 '마라탕'으로 소비되지만 10대들 사이에선 그 자리를 '엽떡'이 차지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떡볶이 업체 중 비교적 처음으로 배달앱 시장을 공략한 곳도 엽기떡볶이다.
가격은 신전떡볶이에 비해 비싼 편이다. 기본적으로 1인분을 팔지 않는다. 2인분 메뉴인 '2인엽떡' 가격은 9000원이다. 애초 불닭발 소스를 만들던 곳이라 이를 활용해 떡볶이 외에도 엽기오뎅 등의 메뉴도 인기가 많다.
후추에 기반을 둔 '신전떡볶이'와 기본적이 매운맛을 강조한 '동대문 엽기떡볶이'. 대한민국 대표 매운 맛 떡볶이 호칭은 어떤 제품에 더 어울릴까요. <한경닷컴> 홈페이지에서 투표가 진행 중입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