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개선 적극 추진 공무원, 실무자급도 면책해준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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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당·청의 관료 불신 여전한데
무슨 소신으로 일하겠나"
관가에서 자조적 목소리
백승현 경제부 기자
"당·청의 관료 불신 여전한데
무슨 소신으로 일하겠나"
관가에서 자조적 목소리
백승현 경제부 기자
앞으로 정책 추진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실무자급 공무원은 징계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감사기구 차원의 사전컨설팅 절차를 마련해 나중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사전 조율을 거친 경우 해당 공무원의 징계는 면제된다.
공무원의 적극적인 행정을 장려하는 차원이지만 최근 당·청 고위관계자의 ‘공직사회 군기잡기’ 발언과 맞물려 관가에서는 자조적인 반응이 나온다.
정부는 공무원의 적극행정에 따른 징계를 완화 또는 면제하는 내용을 담은 공무원 징계 관련 규정 개정안을 15일 입법예고하기로 했다. 공무원이 소신을 갖고 행정에 임할 수 있도록 징계 관련 규정을 대폭 완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국정과제나 여러 부처가 연관돼 조정을 거친 ‘고도의 정책결정사항’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결과에 대해 고의·중과실이 없으면 실무자(담당자)는 징계 대상에서 제외된다. 적극행정 인정 요건에는 기존 ‘국민생활 편익 제고 또는 국민 피해 예방하는 경우’ 외에 ‘불합리한 규제 개선이나 공익사업’도 추가돼 면책 인정 범위가 확대된다.
제도와 규정이 불분명하거나 선례가 없어 행정에 곤란을 겪는 경우엔 감사원이나 자체 감사기구에 사전컨설팅을 신청하고 그 의견대로 업무를 처리했을 때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징계를 면제하는 근거도 마련했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개정안 마련으로 공무원의 행정 유연성이 높아져 각종 인허가 등 대민 적극행정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관가에서는 적극행정 장려 방침을 환영하면서도 발표 시기를 놓고 회의적인 반응도 적지 않다. 지난 10일 당·정·청 회의에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대화에서 “(공무원들이) 잠깐만 틈을 주면 엉뚱한 짓을 한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서다. 정부세종청사에 근무하는 한 과장급 공무원은 “위에서는 공무원을 믿지 못해 군기를 잡겠다는데 일선에서 무슨 소신을 가지고 일하겠느냐”며 “문제로 지적된 국토교통부뿐만 아니라 대다수 공무원이 비슷한 생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 부처 사무관은 “과거엔 주요 사업의 책임은 국장급 이상들만 졌는데 이번 정부 들어 사무관까지 책임을 묻고 있다”며 “적극행정 면책 규정이 현장에서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argos@hankyung.com
공무원의 적극적인 행정을 장려하는 차원이지만 최근 당·청 고위관계자의 ‘공직사회 군기잡기’ 발언과 맞물려 관가에서는 자조적인 반응이 나온다.
정부는 공무원의 적극행정에 따른 징계를 완화 또는 면제하는 내용을 담은 공무원 징계 관련 규정 개정안을 15일 입법예고하기로 했다. 공무원이 소신을 갖고 행정에 임할 수 있도록 징계 관련 규정을 대폭 완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국정과제나 여러 부처가 연관돼 조정을 거친 ‘고도의 정책결정사항’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결과에 대해 고의·중과실이 없으면 실무자(담당자)는 징계 대상에서 제외된다. 적극행정 인정 요건에는 기존 ‘국민생활 편익 제고 또는 국민 피해 예방하는 경우’ 외에 ‘불합리한 규제 개선이나 공익사업’도 추가돼 면책 인정 범위가 확대된다.
제도와 규정이 불분명하거나 선례가 없어 행정에 곤란을 겪는 경우엔 감사원이나 자체 감사기구에 사전컨설팅을 신청하고 그 의견대로 업무를 처리했을 때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징계를 면제하는 근거도 마련했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개정안 마련으로 공무원의 행정 유연성이 높아져 각종 인허가 등 대민 적극행정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관가에서는 적극행정 장려 방침을 환영하면서도 발표 시기를 놓고 회의적인 반응도 적지 않다. 지난 10일 당·정·청 회의에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대화에서 “(공무원들이) 잠깐만 틈을 주면 엉뚱한 짓을 한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서다. 정부세종청사에 근무하는 한 과장급 공무원은 “위에서는 공무원을 믿지 못해 군기를 잡겠다는데 일선에서 무슨 소신을 가지고 일하겠느냐”며 “문제로 지적된 국토교통부뿐만 아니라 대다수 공무원이 비슷한 생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 부처 사무관은 “과거엔 주요 사업의 책임은 국장급 이상들만 졌는데 이번 정부 들어 사무관까지 책임을 묻고 있다”며 “적극행정 면책 규정이 현장에서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