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윤호근 단장 채용비리 의혹에 해임 통보
문화체육관광부가 채용 비리 의혹이 제기된 윤호근 국립오페라단 단장 겸 예술감독(사진)의 해임을 결정했다.

문체부는 윤 단장이 지난해 8월 자격요건에 맞지 않은 인사를 국립오페라단 공연기획팀장으로 뽑았다고 보고 해임 사유를 통보했다고 14일 밝혔다. 지난달 16일 윤 단장의 채용 비리 의혹과 관련해 청문회가 열린 지 약 한 달 만이다. 문체부는 이번 주 박양우 문체부 장관의 결재를 받아 해임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윤 단장은 이에 반발해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오페라단의 채용 비리 의혹은 지난달 정부 합동 조사를 통해 적발된 공공기관 채용 비리 182건 중 하나였다. 이에 문체부는 청문회를 열고 징계를 논의해 왔다. 문체부 감사담당관실은 윤 단장이 채용 과정에서 평소 친분이 있고 대학 동문인 A씨에게 과도하게 높은 점수를 줬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학 동문이라는 점이 채용의 공정성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에 대해 윤 단장은 “‘블라인드 채용’으로 뽑아 알 수 없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심사 회피 신청을 해야 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공무원 행동 강령상 이해관계 직무의 회피 사유는 2년 이내 재직한 단체 또는 그 단체의 대리인이 직무 관련자인 경우”라고 반박했다. A씨는 서울시오페라단에서 11년간 근무했지만 윤 단장은 이 단체에서 재직한 적이 없다는 설명이다.

윤 단장이 해임될 경우 국립오페라단은 또다시 상당 기간 수장 공백 사태를 맞을 전망이다. 김의준(2011년 8월∼2014년 3월), 한예진(2015년 1월∼2015년 2월), 김학민(2015년 7월∼2017년 7월) 등 전임 단장들은 여러 이유로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1999년 독일 기센시립극장에서 지휘자로 데뷔한 뒤 주로 독일에서 활동해온 윤 단장은 지난해 2월 국립오페라단 단장에 취임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